tvN


더지니어스2
케이블의 명가 tvN이 또 한 건 한 느낌입니다. 표절 논란으로 말이 많았던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시즌2의 경우는 시청자들에게 아이디어 공모도 하고 하면서 독자적인 게임을 개발해 꾸리려고 노력한 모양이더군요. 사람들 사이에 하도 말이 많아서 시즌1을 구해봤는데, 밤새가면서 봤습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나 라이어게임 좋아하신 분이라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1의 경우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시즌2 0화에서 시즌1 총집편을 해줬는데 거기서 우승자 탈락자가 모두 오픈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제 경우 이걸 먼저 보고 난 덕분에 시즌1은 '아 누가 떨어질까'하는 스릴 없이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재밌더군요.
시즌2의 경우 아직 1화라서 그런지 플레이어들이 게임 자체를 분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차민수가 대단한 양반이긴 하구나 싶더군요. '무조건 내 편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라는 식으로 연합으로 쪽수만 늘린 채로 안심하는 모습이 좀 아쉬웠습니다. 김경란이나 김구라처럼 뒷공작도 하고 배신도 하는 모습이 나와줬으면 싶네요.

꽃보다 누나
꽃할배의 인기를 등에 업은 꽃누나입니다. 큰누님들은 아직 크게 매력을 못 보여주고 있는데, 김희애나 이미연은 1화부터 캐릭터 확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김희애씨 보면서 베르단디가 생각났습니다. 예쁘고 팔다리 길고 차분한데 배려심도 있고. 이미연의 경우 그동안 확고한 배우 이미지가 있고 배역들도 우아하거나 센 캐릭터 위주로 해왔는데, 꽃누나에서는 혈기 넘치는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꽃할배에 비해서 화면 상에 자연스럽게 보이는 특징을 강조해서 캐릭터를 잡아준다기보단, 자막으로 억지로 캐릭터를 잡아주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승기의 경우 1화에서는 어리버리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짐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일찌감치 짐이라고 딱지를 붙인다는 느낌. 윤여정의 경우 아직 언성을 높인 모습은 안 보여줬는데도 '강한 여자!'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모습도 보이고.
이승기는 꽃누나 시작하기도 전부터 CF 계약을 폭발적으로 한 모양인데...
아직 할배들보다는 재미가 좀 덜해서 계속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JTBC

썰전
JTBC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보여준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후반부의 예능파트보다 앞부분의 정치파트가 더 재밌더군요.
보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강용석의 시각입니다. 어떤 화제에 대해 말하다보면 소위 말하는 '윗분들의 시각'을 잠깐잠깐 엿볼 수 있게 되어서 좋더군요.
일례로 동양 증권 사태 때 채권 발행 이야기를 하면서, 대출을 하는 대신 개미들한테 채권을 무더기로 발행해서 회사의 손실을 최소화한 부분을 '똑똑한 판단'이라고 칭찬하더군요. 바로 직전에 '채권 탓에 개미들이 무더기로 죽어났다'라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구요. 이런 식으로 흔히 이야기하는 '인륜적인, 혹은 도덕적인' 가치기준에서 이야기될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업가나 정치가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순간들이 참 재밌습니다.

마녀사냥
종편이 처음 나왔을 때 '뭐 제대로나 하겠느냐, 끽해야 선동질이나 하겠지'라는 불안을 깨준 게 마녀사냥입니다. 뭐 실제로 북한방송이 아닌가 싶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종편도 있습니다만 JTBC는 차근차근 제대로 된 '방송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tvN의 SNL이 정치나 섹스 등 방송에서는 터부시되던 주제를 다뤘다가 요새 좀 방향을 잃고 헤메는 가운데, 마녀사냥은 착실하게 시청률을 끌어올려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간중간 신동엽의 섹드립이나, 홍석천의 게이드립도 참 좋구요. 성시경의 재발견도 좋았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여성시청자의 비중이 높아진 점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좀 심심한 느낌이 듭니다. 마녀사냥의 가장 좋았던 점은, 기존 방송들이 구매력이 강한 여성시청자에게 비중을 뒀던 데 반해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 얘기를 했기 때문이었거든요. 제목부터 '마녀사냥'이죠. 당한 남자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소위 '썅년'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걸 당한 남자의 입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여자가 잘못을 했느냐 아니냐로 의견이 갈릴만한 그런 매력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SBS

게이팝스타
사실 크게 할 말은 없습니다. 슈퍼스타게이가 워낙 말아먹고 투표 비중을 높이면서 공감도 안 되는 방향으로 간 데 반해, 상대적으로 평타를 치고 있는 게이팝스타가 볼만하다는 느낌. 요새 SBS 예능은 많이 헤메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까지 재밌게 보던 정글의 법칙도 히말라야편부터는 영 시들시들하네요.


MBC

무한도전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8년 째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무한도전입니다. 연속적으로 재미 없는 에피소드가 나올 때도 많습니다만, 그건 그냥 '이번 편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가 되는 것이지 '무한도전이 요새 재미가 없다'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참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번 쓸친소(쓸쓸한 친구를 소개합니다)도 기대되더군요.

라디오스타
지상파 예능들의 가장 큰 특징은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1~2주 쯤 안 보고 건너뛰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해당 '프로젝트'가 끝나면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거나 아니면 좀 건너 뛰면서 봐도 적당히 따라갈 수 있게 친절하다는 점이 특징이겠지요.
라스도 역시 그런 형태로, 1~2주 정도 안 봐도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방을 놓치면 재방을 챙겨보거나 따로 구해서라도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케이블의 테이블토크쇼 탑이 마녀사냥이라고 한다면, 지상파의 최강자는 라디오스타인 것 같습니다.
요새 김구라가 좀 많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쉽긴 합니다만.

일밤(진짜 사나이+아빠 어디가)
굳이 챙겨본다기보단 그냥 하릴 없을 때 보는 편입니다. 기존의 TV 시청 습관을 그대로 가져가는 식.
예능적으로 큰 재미는 없는데, 리얼의 요소인 (사실 진짜 리얼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 '군대'와 '아이'가 다큐적인 재미를 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예능 쪽은 핫한 반면, 어쩐지 너목들(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에 드라마 쪽은 마땅히 볼만한 게 없다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