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마도 디즈니의 실사영화인 '마법에 걸린 사랑(2007)'부터였을 것입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정말 뻔하디 뻔한 이 영화는, (감독조차 이 영화는 '디즈니의 클리세'들의 모음집이라는 식으로 설명했었죠)

초반에 그다지 흥행에 기대를 하지 않있지만,

에이미 애덤스의 활약과 특유의 발랄함(?)으로 기대이상의 흥행을 하게됩니다. (센트럴파크 뮤지컬신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디즈니는 '라푼젤'을 소재로한 실사영화를 하나 더 만들 계획을 하게됩니다.

기획도중 이건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게 낫겠다는 판단을 해서 나온게, '라푼젤(2010)'.


사실 최근 몇년간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작품성과는 별도로 흥행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었고 해서,

혹시나 디즈니의 암흑기가 지속되는줄 걱정도 했지만,

어쨌든 라푼젤은 대박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뒤 '주먹왕 랄프'가 나왔고, 대박까진 아니지만 중박은 쳐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유사한 시기에 나왔던 존 카터에 비하면 완전 효자였죠)


그리곤 만루홈런급 흥행을 디즈니에게 안겨준 '겨울왕국'이 나옵니다.

미국 개봉일 기준으로 2013년은 디즈니로선 웃다가 울다가 결국엔 웃음으로 마무리했던 해였습니다.

초대박 흥행작인 아이언맨3이후, 초대박 실패를 안겨준 '론 레인저'를 지나 초대박 흥행을 안겨준 '겨울왕국' 셋 다 2013년도에 개봉했으니..


아무튼, 디즈니로서는 가장 잘하는걸 했던 작품이 흥행도 좋았고, 평단의 평가도 좋았던것 같습니다..

(만약 론레인저를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들고-가면 히어로물, 존 카터를 조스 웨던이 만들었다면 좀 달라졌을까요?-서부SF물인 파이어플라이!..)


초반에, 시작은 '마법에 걸린 사랑'이라고 했는데,

일단 제목부터 연관성(?)을 (억지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의 영문 제목은 'Enchanted',

라푼젤의 영문 제목은 'Tangled',

겨울왕국의 영문 제목은 'Frozen'.

셋다 과거분사형의 동사를 사용했고,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 남자주인공의 '약혼녀'역할로 나온게 바로 '엘사'역의 '이디나 멘젤'입니다. (정작 마법에 걸린 사랑에서는 노래를 안부르셨죠..)

그리고, 세 영화 모두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긴듯한 연출이 많고요..


특히나 '겨울왕국'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이나 캐릭터들의 연기들을 보면,

더욱더 '뮤지컬'에 가깝고요.. (듀엣송이 특히나 많아졌다는게 특징이랄수 있죠)

뭐, 제가 뮤지컬에 그리 조예가 깊은건 아니라서 뭔가 더 이야기를 풀어가진 못하겠지만,

노래 자체도, '노래'라기보단 '대화'의 연장에 가깝다는 느낌을 더 받았거든요..


잠시 노래에 관해서, 'Let it go'도 참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한스와 아나(안나)의 듀엣송이었던, 'Love is an open door'가 참 좋았습니다. (스포일러: 악당 보정(?)을 받은 한스가 참여한 노래라 인기가 없는듯 하지만)

물론, 다른 노래들도 전반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스토리상으로는, 역시나 디즈니 다웠습니다. (좋은쪽으로)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몇번이나 스토리가 엎어졌다지만..

디즈니의 스토리작가들을 만만히 보면 안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1시간 30분의 짧은 시간 안에서, 뮤지컬과 스토리의 균형을 참 잘잡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아나(안나)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에 대한 부분은 좀 아쉬웠지만,

오히려 짧은 시간에 너무 복잡하게 표현해버리면 어수선해질수 있으니까요.

팬픽계에서는 아마도 '엘사'가 중심이 될듯하지만,

디즈니의 선택은 그 나름대로 최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엘사를 중심에 세웠다면, 오히려 동생쪽 스토리가 부족했다고 또 뭐라고 했겠죠)


기술적으로는.. 이제 '원숙'을 넘어서 '첨단'을 달리는 디즈니를 보게 되었습니다.

표현의 디테일을 보면, 치킨리틀 때의 어색함은 어디로 갔는지,

픽사의 기술을 한껏 흡수해서 차곡차곡 모든 기술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스터에그..그러니까 숨은요소는 거의 못찾았습니다.

영화 관람 이후 인터넷에서 찾아본 뒤, '아.. 그랬구나..'라고 알정도?

나중에 DVD나 블루레이가 나오면 자세히 찾아봐야죠..

아무튼, 라푼젤과 유진이 나온걸 보면, 팬서비스도 충분히 했다고 봐야죠..

('미키 마우스 찾기'는 이젠 일반인의 영역을 아득히 넘어버렸기때문에 당연히 모르고 지나쳤죠)


아무튼, 모든것이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디즈니가 가장 잘할수 있는걸 했을 때, 가장 좋은 작품을 내놓는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한 영화라 볼수 있겠습니다.

즉, 흥행할 요소가 있으니 흥행할만 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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