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도 평범한 유/청소년기를 거친 사람이라서 어렸을때부터 일본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해왔고,

대학생때도 종종 챙겨보곤 했습니다만, 졸업이후로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특별히 신경쓰고 있지않다가,

최근들어서야 좀 유명하다 싶은걸 몇개 봤습니다.


제가 한창 중고등학교/대학교때 봤었던 애니메이션들과는 확실히 뭔가 다른게 느껴지더라고요.

일단 비주얼적으로 보자면, 좀 더 눈이 작아지고(?) 평면적으로 변했달까?

서구형 체형과 외모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남아있는듯하지만..


뭐.. 비주얼적인 변화는 시대의 유행에 민감한 것이니 제쳐두고.. (혹자는 국제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위 '퀄리티'가 떨어진거라는 의견을 내놓긴하던데..)

스토리적인 면에서 굉장히 달라진걸 느꼈습니다..


이미 이전에 만들어진 수많은 작품들과 중복되지 않는 소재와 연출을 사용하려다보니,

전혀 다른 소재의 애니메이션들을 봐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은 작품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니, 소위 '라이트 노벨'에서 시작한 작품이 많더라는 것을 발견하게되었습니다.

중학교 이후로는 (공부관련)전공서적 이외에는 거의 읽지않았기때문에,

당연하게도 '라이트 노벨'이란 것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어서 함부로 평가할수는 없지만,

검색이나 인터넷 게시판등을 통해 알수 있는 라이트 노벨의 느낌은,

마치 신창원이 유행시켰던 꽃무늬 티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은 철없는 중학생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과거를 독백하는 느낌이랄까? (아.. 특정 계층을 비꼬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라이트 노벨'을 영상화한 애니메이션들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화려하고 멋있는 연출이나, 뭔가 있어보이는 명대사 같은게 나오긴하지만,

말초적인것에 너무 집중한것 같고, (깊이는 없더라도) 보고난 뒤에 남는 여운같은게 없달까요..

한마디로 좀 소비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류의 애니메이션 특성상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소설들 중에서 영상화를 결정하게 되고,

당연하게도 텍스트에서 영상화를 하는 것이다보니 많은 부분을 다룰수는 없고, 결국 소설의 초반부만 영상화되는거죠.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고, 이런경우엔 엄청난 가지치기가 이뤄지죠. 내용이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있고)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라이트 노벨'을 근본으로 만드는 애니메이션들은 '라이트 노벨'을 소개하기 위한 맛보기 영상이라고 볼수도 있겠죠..


아무튼, 양적으로 보자면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고 할수 있는게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지만,

뭐랄까.. 이러다가 문화적으로 퇴화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게 되더군요.

근데, 더 걱정인건, 두터운 고정 팬층이 있으니 질적으로 퇴화했다고 판매량이 낮아지진 않을것이니 아타리 쇼크 같은 사건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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