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남은 시간에 봤던 영화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개인적인 평가가 있을 수 있기때문에 적절히 필터링해서 봐주세요.


1. 엔더의 게임.

원작소설은 베스트셀러에다가 나름 장대한 스토리라고 하던데,

영화는 뭔가 어정쩡한 '비기닝'쯤 되는 내용이더군요.

뭐 그렇다고 영화가 완전히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유약함과 포악함(?)을 동시에 연기하는 아사 버터필드의 연기는 확실히 좋았고,

해리슨포드의 썩소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어서 그럭저럭 위안이 되었고,

'휴고'에서 이미 아사 버터필드와 호흡을 맞췄던 벤 킹슬리도 반가웠습니다. (단지 너무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을 따름..)


무중력 전투와 최후 전투의 연출은 나름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영화 전체로 봐서는 아사 버터필드의 연기만 빼고, 뭔가 엉성합니다.

하긴.. 내용 자체가 '재능있는 아싸(아웃싸이더.. 아사 버터필드 말고..)'가 능력을 인정받아서 성공한다는 것이니,

무대를 중학교로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미운오리새끼 성공담' 내용의 학원물에 SF라는 양념을 조금 친거죠.

만약 엔더의 게임2 영화가 나온다면, 더 시시한 영화가 될것같아서 걱정입니다. (요즘엔 더 좋은 SF물이 많이 나오니 더 경쟁력이 없어질거고..)



2. 토르; 다크월드

최근 나오는 마블 영화들을 스테이크에 비유해봅시다.

아이언맨이 최고급 안심에 감칠맛나는 소스가 뿌려진 스테이크라면,

토르나 퍼스트어밴저 같은 영화들은, 굉장히 맛있는 야채가 곁들어진 평범한 등심 스테이크랄 수 있습니다.


천둥의신 토르나 다크월드 토르는, 기존 히어로물이나 '청년 성장물'의 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주/조연들이 보여주는 깨알같은 개그와 로맨스 때문이랄 수 있습니다.

다크월드에서도 이러한 깨알 재미는 여전한데요..

주로 진중한 역할을 많이 맡았던 스웨덴 배우인 '스텔란 스카스가드'(셀빅 박사)의 누드 연기라든지, 캣 대닝스의 깨알로맨스 같은것.

물론 여전히 시원한 미소를 보여주는 그리스 햄스위드나 톰 히들스턴을 보는 재미도 있고,

영원한 우리의 누님(동생?) 나탈리 포트만의 조금은 나사빠진 연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근데 1편보다 푼수 연기가 줄었다는게 흠)


내용은 좀 애매합니다..

일단 지구에서 '신'으로 추앙받을만큼 뛰어난 종족인 '아스가디언'들이 큰 사건을 막는 것이니, 거의 우주 멸망급 사건을 다룰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는데..

사실 이 사건이 따지고 보면, 어벤저스에서의 외계인 침략에 비해 엄청나게 큰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토르와 제인, 셀빅 박사 세명이서 거의 다 막은 것이라서, 다른 어벤저스 일원들이 좀 아쉽게 되었죠..


이럴바에야 차라리 '지구'랑 전혀 상관없는 스토리 라인을 만드는게 '팀킬'도 막고,

지금은 좀 시들해진 판타지 SF 장르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않을까 기대도 할수 있을텐데.. (물론 '존 카터'때문에 판타지SF는 앞으로 잘 안나오겠죠)

그래도 제가 토르를 계속 지지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 영화만이 나사빠진 나탈리 포트만과 스텔란 스카스가드를 한꺼번에 볼수 있다는 것이겠죠.



3. 어바웃 타임

(핫 칙부터)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해서 개봉당시부터 눈이 가던 영화였습니다.

주된 소재가 '시간여행'이긴 하지만,

영화 제목 그대로, '시간'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좀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인생과 시간'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당연히 시간여행 패러독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는 영화이고,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에 집중된 영화도 아닙니다.


다만, 영화에 나오는 표현이나 단어 선택같은게 18세 이상은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었던 영화인데..

아마 '러브 액추얼리'의 버프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역시나 레이첼 맥아담스는 좋았습니다. 빌 나이도 좋았습니다.

비교적 '흔한' 결론을 내기 위해 좀 빙빙 돌려서 보여준다는 것과 단순히 한 커플에만 집중하지 않는 다는 점은 '러브 액추얼리'와 비슷하달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에서 제일 좋은 것은 레이첼 맥아담스였다는게 중요한거겠죠...



4.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호빗; 뜻밖의 여정도 개인적으론 조금 지루하게 보긴했는데..

스마우그의 폐허도 조금 지루하긴 했습니다..

근데, 이러한 것은 소싯적에 강제로 읽어야했던 '고전'들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일단 초반에 지루한 부분을 넘기고 나면, 그럭저럭 후반부까지 읽어나갈수 있다는 것.


뜻밖의 여정이 초반에는 조금 루즈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지루했던 '드워프 합창'부분을 아내는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후반에는 그래도 긴장감이 있어서 괜찮았듯,

스마우그의 폐허도 초반에는 조금 지루할뻔 했지만,

피터 잭슨이 작정하고 넣은 액션씬들이 많아서 중후반부터는 괜찮았습니다.

후반에 '캐릭터의 반전'도 나름 괜찮았고요..


그리고 스마우그의 목소리를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했다곤하던데..

이펙트를 워낙 많이 써서그런지, 잘 모르겠더군요.

아무튼, 이왕 보기 시작한 것이니 다음 편도 챙겨봐야겠군요..

그나저나 반지의 제왕이랑 호빗까지 했으니, 다음엔 실마릴리온이라도 만드려나?



이번에 기내 영화에 보니, '끄리쉬, Krrish'라는 인도식 액션영화가 있던데.. 만약 다음에 기회가 오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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