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무서운 성장으로, 데스크탑PC 시장이 약해졌고,

그로인해 데스크탑PC의 CPU설계/생산을 하던 인텔은 나름대로의 위기를 맞게되었고,

신임CEO란 사람이 '다른 회사의 칩도 찍어줄 수 있다'라는 발언을 한걸 보면 이래저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듯합니다.


일단, 저전력 프로세서인 ATOM.

얼마전에 실버몬트를 발표하고, 곧이어 차기작인 베이트레일의 벤치 정보가 떴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실버몬트도 제법 괜찮은 성능이었지만, 베이트레일은 ARM을 위협할정도로 성능이 좋다는 게 주요 내용.

물론, ARM아키텍처 기반의 OS인, iOS나 안드로이드(물론 이건 x86버전도 있습니다)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대세인데,

과연 제조사들이 쉽게 x86기반의 안드로이드로 넘어갈까하는 점입니다.


현재, ARM칩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회사는 퀄컴, 삼성, 애플 정도이고,

실제 칩을 찍어내는 회사는 TSMC와 삼성입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을, 삼성은 엑시노스를, 애플은 A시리즈 칩셋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의 A시리즈는 뭐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만 사용하고 있으므로, 딱히 인텔이 넘볼 대상은 아닐것입니다. 굳이 경쟁이라면, 인텔vs애플이 되어야하는데 모양새가 좀 이상하죠..

인텔이 넘볼대상은 아마도 퀄컴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한창 잘나가던 엑시노스가 요즘 좀 주춤하고 있는데요..

그 주춤하는 와중에 스냅드래곤800이 워낙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

좀 잘나간다는 제조사들은 자신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 전부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려고 합니다.

물론, 스냅드래곤의 하위 모델들이 성능이 나쁜건 아니고요..

그리고 모든 공업용품의 특성상, 많이 만들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해지기때문에,

오히려 엑시노스 시리즈 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뭐.. 한때 넥서스7이랑 서피스RT덕에 끝물에 반짝했던 테그라3는 비교대상이 안되죠..


아무튼..

인텔은 이제 결정을 해야합니다.

아예 ARM을 발라버릴만한 성능의 칩을 만들어서 스마트폰 시장을 야금야금 먹느냐?

아니면 나름 비집고 들어갈 구멍이 많은 타블렛 시장에서 x86칩의 힘!(하위호환과 윈도우)으로 대세를 잡을 것인지..


요즘 타블렛을 넘보는 스마트폰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만.. (패블릿이란 요상한 용어를 사용하죠..)

확실히 타블렛은 타블렛만의 활용도가 있죠..


그리고 인텔이 x86칩으로 타블렛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8RT를 출시할때 마소가 하고 싶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인텔이 성공적인 x86기반 타블렛을 만든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ARM기반의 어중간한 윈도우인 RT버전을 만들필요가 없는 것이고..

차라리 윈도우 LIGHT버전 같은 걸 만드는게 더 이득일테니까요.. (이렇게되면 서피스RT는 정말 버린 카드가 되겠죠)


한편, 스마트폰쪽을 보면, 인텔에겐 좀 불리합니다.

일단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버린 면이 있습니다. 이미 ARM기반의 OS와 어플들이 넘쳐나고 있고, 일반 사용자들도 별다른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기때문입니다.

한두차례 레노보 같은 회사를 통해서 아톰칩 + x86기반 안드로이드를 얹은 스맛폰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베이트레일이 성능면에서 더 뛰어나고, 전력도 더 적게 먹는다면 가능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대량 생산에 따른 가격경쟁으로 들어가면 스냅드래곤에 밀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제조사들도 이젠 ARM아키텍처나 안드로이드OS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다시 x86으로 넘어간다면 또한차례 홍역을 앓아야할테고요..


그러니까,

인텔이 저전력 ATOM칩을 계속 만드는 것은, 스마트폰쪽보다는 타블렛 시장을 노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때 아톰+넷북으로 이래저래 쓴소리를 들어야했던 인텔이 아톰이라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타블렛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데스크탑 CPU(APU)

얼마전에 하스웰이 발표된 뒤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하스웰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습니다.

뭔가 미친듯한 성능향상을 원했지만, 성능적인 향상보다는 전력관리쪽에 더 신경을 쓴듯한 모습이었고,

오버클럭에서도 좀 더 빡빡해져서, 많은 유저들이 실망을 했더랬습니다.

오히려, 하스웰은 하이엔드 데스크탑보다는 울트라북이나 사무용PC 쪽에 더 중점을 둔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뭐, 그래도 어느정도 이해되는 점은, 인텔로서는 더이상 성능 경쟁은 무의미하게 되었고,

세계적인 트렌드가 '고성능'보다는 '에너지절약=저전력'이나 '모바일'로 흘러가다보니,

언제까지고 TDP같은거 무시하고 속도만 올릴수 없는일이고요.. (사실 클럭 높이기는 AMD가 잘하는 짓)

결국,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범위(주로 게임) 안에서,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들도 '무어의 법칙'을 너무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거죠..(트랜지스터 숫자가 많다고 좋은것만은 아니니까)



최근 인텔의 행보를 보면,

(애초부터 AMD는 경쟁상대라 생각하지 않았던것 같고)

뭔가 아쉬운 성능과 기능 때문에 좀처럼 가닥이 잡히지 않는 타블렛 시장을 자사의 x86기반 아톰프로세서로 어느정도 정리하려는 것 처럼 보입니다. (스마트폰은 덤?)

그리고 울트라북에도 더 힘을 실어주기위해 하스웰에서도 전력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걸볼때, 인텔은 데스크탑보다는 모바일의 비중을 늘리려는듯하며,

인텔 특유의 '공정 기술'을 무기삼아서 모바일CPU의 한 획을 긋고 싶은 듯 합니다.


뭐.. 그냥 들리는 뉴스들을 정리한 것이라서 정말 인텔의 의도가 뭔지는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인텔이 모바일시장에 대한 원대한 꿈을 꾸면서, 데스크탑에 조금 소홀히 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두마리 토끼 모두 놓치게 되는 일이 생길까 걱정도 됩니다.. (AMD는 콘솔쪽이라도 어떻게든 잡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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