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쓰려다가 깜빡하고 빼먹은(?) 영화 두개를 더 소개해봅니다.

 

이번에도 스포일링이 약간 함유되어있습니다.

*스포일링 부분은 글자를 하얀색으로 최대한 가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우스로 글을 드래그하면서 보시는 분들은 주의!

 

1. 캐빈 인 더 우즈

별로 기대는 안하고 봤는데, 의외로 웃긴구석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기존 호러영화의 클리셰들을 비꼬는 부분이 많았던 것은 알겠는데,

호러 영화에 그렇게 조예가 깊진 않아서 전부다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띠는 점은 역시나 기존의 호러물과는 다른 전개와 설정입니다.

(겉보기엔 그렇진 않지만) 거의 다 엘리트들인 주인공들(=희생양들)이 사촌의 별장에 놀러간다는 초반 전개와 중간에 불길한 징조 같은 클리셰들을 넣지만,

실상은 '어떤 단체'가 뒤에서 조종한다는 것. (이건 영화 초반부터 나오기때문에 스포일링이랄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목적을 위해 이들이 죽어야한다는게 조금 다른 진행입니다.

하지만, 그냥 죽어야하는 게 아니라, 어떤 '괴물'에게 죽어야한다는게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입니다.

(스포일링)

'음모론' 혹은 'S로 시작하고 온라인상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단체'에 흥미를 갖고 있는 분들은,

이 영화의 말미에 눈이 번쩍 뜨이면서, 화면정지나 뒤로감기 버튼을 연신 눌러댈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이 단체는 지구에 잠들어 있는 '파괴신'을 달래기 위해서 일정기간마다 한번씩 '정해진 방법'에 의해서 희생 재물을 바쳐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주로 소개되는 미국 지부에서는, 이 주인공들을 희생 재물로 바쳐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영화 말미에는 다른 나라의 지부들도 다 실패하고, 결국 미국 지부도 실패하게 되어 지구멸망!

 

영화 외적으로 눈이 가는 점이라면,

'토르'로 일약 스타가 된 크리스 헴스워스. 이 영화에서는 설정상으로는 '스포츠만능+장학생+훈남'이지만,

역시나 영화상으로 보여지는 장면은 '토르'와 비슷합니다.... (씩씩한 바보)

재미있는 것은, '토르'이전에 이 영화를 찍었지만, 이 영화의 개봉이 늦어지는 바람에, 이 영화에선 거의 주인공 급으로 돋보인다는점.. (스포일링: 근데 이게 클리셰 비꼼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는게 장점)

 

감독은, 클로버 필드와 월드워Z의 각본을 맡았던 '드류 고다드'

제작과 각본은, 어벤저스로 유명세를 떨친 '조스 웨던'이 맡았습니다.

그러니까, 작정하고 만든 B급 호러+호러비꼼 영화라는 거죠..

하지만, '비꼼'장르라는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터라, 재미있는 사람은 재미있고, 재미없는 사람은 힘빠지는 영화랄수 있습니다.

 

 

 

2. 채플린.

2013년에 돈을 가장 많이 번 배우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영화입니다.

찰리 채플린의 인생이 워낙 파란만장해서, 러닝타임이 2시간이 훌쩍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굉장하 압축하고 압축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압축에도 불구하고 청년기부터 노년기까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역량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인생사를 압축하려다보니, 일종의 '액자'기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노년의 찰리 채플린이 자신의 자서전을 집필하는 작가와 대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모호한 부분(출생이나 아버지와의 관계 등)은 가차없이 잘라버립니다. (영리하게 처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가 의미있는 점은, 배우 찰리 채플린보다는 인간 찰리 채플린을 표현하려 애썼다는 점입니다.

그 부분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듯, 신들린 연기를 보여줍니다.

채플린 특유의 슬랩스틱은 물론이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의 끼를 아낌없이 발산하는 연기를 보노라면, 찰리 채플린이 살아나온듯 합니다.

 

화려했던(?) 여성들과의 관계는 나름대로 깔끔하게 처리했고,

오히려 정치적인 부분은 좀 더 자세히 다루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아무튼..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배우들입니다.

가상의 인물인 자서전 작가는, 한니발 박사 앤서니 홉킨스. 앤서니 홉킨스만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지만, 그 나름의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의 어머니 한나 채플린의 역할을 맡은 '제럴딘 채플린'.. 찰리 채플린의 딸입니다... (그러니까, 손녀가 할머니 역을 맡은거죠..) 참고로 이분의 딸도 배우입니다. 우나 채플린이라고 왕좌의 게임에 출연중.

무성영화 시절의 카메라 기사로, X파일의 간판 배우인, 데이빗 두코브니도 제법 비중있게 나옵니다.

트랜스포머에서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로 나와서 깨알같은 개그를 보여줬던 케빈 던은 FBI의 대명사(?)였던 에드가 후버역으로 나옵니다. (실제로 찰리 채플린을 감시했다죠..)

'미성년' 의 요부인 밀드레드 해리스 역할로는, (최근까지 좀비 좀 깨부수던) 밀라 요보비치가 맡았습니다.

동료배우 더글라스 페어뱅스역으로는 케빈 클라인이 나옵니다. (비중은 좀 적습니다..)

 

이 영화가 1992년도 영화니까, 10년도 넘었군요. 하지만, 지금 봐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랄 수 있습니다.

근대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던 찰리 채플린의 인생을 옅볼수도 있고, 지금 뒤늦게 잘 나가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폭풍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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