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도 아니고

미국 정치도 아닌

저희 학교 정치니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은 메노파 기독교 단체가 세운 비영리 대학입니다.

한창 학교 학생회와 학생회 담당 감독 (supervisor)간의 불화, 그리고 학생회 내부 불화로 이래저래 문제가 많았습니다만

(학생회 임원들은 관리자가 모든 원흉이라며 잘라야 한다고 서명까지 해었구요. 그 와중에 학생 회장은 자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단독행동, 대부분의 임원들은 또 거기에 분노해서 들고일어남. 

이렇게 별별 생쑈가 다 벌어지는데 protest를 안하는 게 아주 신기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ㅅ'; )

저는 뭐 중립적이면서도 저 스스로의 의견을 가지고 왔고, 지금까지 상황을 봤을 때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껴서 이래저래 학교 역사, 교수님들, 스태프들 등등 캐고 다녔거든요.


그리하여 오늘 아침 즈음에 

학교가 학생들의 자유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권력 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확신이 잘 안가서 오늘 교수님 중 한분께 은연히 이야기를 꺼냈더니

아주 맞장구를 치시며 맞는 말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무래도 교수님들은 학교에 취직된 몸이시니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겠죠..)


후에 학생회장에게 우리의 진정한 적은

담당자가 아니라 학교 자체다,  임원들이 멋대로 학생회의 은행 계좌를 가져갔고, 예산 계획도 자기들이 먼저 세운다. (원래는 학생회에서 매년 학생들의 활동비를 걷어 예산을 세우고 돈을 내줄 수 있었습니다.)

한 때는 학생회에게서 돈을 빌려다 쓰고 연 9%이자로 갚기까지 했던 학교가 지금은 아예 모든 통치권을 가지고 있는게 과연 말이 되느냐? 권력 남용이다. 했더니,


학생회장 왈, 당연히 임원들은 그럴 권리가 있고 그건 학교 constitution에 써있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bylaw를 바꾸면 되지 않느냐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아침에 bylaw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무슨 규칙을 세우던 학교에서 자체 policy에 어긋난다고 거부하면 우리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랬더니 학생회장은 그래서 뭐가 문제냡니다. 학생들이 불편해 하냐고, 문제가 있냐고. 

학생들이 아무런 문제제기를 안하는 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학생들이 불편하고 편한 것의 문제냐, 학생들은 자유를 잃었고, 권리를 빼앗겼는데, 그게 임원들이 그럴 권리가 있다고 자기들 멋대로 결정해서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어떻게 옳다고 할 수 있느냐

했더니 학생회장이 말하기를 학생회도 그 임원들이 만들어 낸거다. 예전엔 학생회도 없었다. 임원들이 허락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처음엔 급여도 없다고 이제 급여도 생긴거다. (사실 급여문제도 있습니다. 저희가 원래 받아야 하는 금액보다 훨씩 적은 금액을 그 임원들이 멋대로 정했거든요.) 하네요.


그럼 임원들이 학생회를 만들었으니 임원들이 학생회를 없앨 수도 있겠네요. 그래고 그런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냥 끽소리 못하고 네네 해야하는거네요.

대체 이게 어딜 봐서 임원들이 옳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갑니다.

또 정치의 힘은 언제나 재무에서 나오거늘, 이누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못잡고 있습니다.

매년 2~3억이 들어오는 은행 계좌를 학생회가 관리를 안하니

각부서에서 학생회로 아무런 보고서도 올리지 않아서 저같은 회계 관리자는 아무런 정보도 없습니다.

정보가 없어서 불편하냐구요? 전혀요. 일거리 적어서 좋죠. 근데 쉽고 편하다고 해서 그게 옳은 것은 아니잖아요?

학생회는 독립성을 잃었고 학생들은 권리와 자유를 박탈당하고 억압받는데도

실직적으로 몸으로 느끼는 불편함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깨닫지 못하는 학생회장의 무지함이 참으로 놀랍고 어이도 없고 그러네요.


기독교란 이유만으로 모두 착하게 좋게좋게 넘어가자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학교 자체도 사실 좀 이해하기 힘들구요.

물론 그 와중에도 지금까지 없었던 protest를 해야한다는 애들도 있긴한데

사실 그러려면 어느정도 인원이 필요할텐데 

위선자가 되어서라도 착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애들이 대부분인 이 학교에서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