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표절에 대해서 말 많은, 게임업계에서 보자면, 몸조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럴 수 밖에 없었지만,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번에 다 터져 나오는 느낌입니다.
문제라는 것은 항상 존재해 왔지만, 이제와서 열을올리는 것은 그만큼 비전문가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시기에 스스로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주관을 정립해 놓지 않는다면, 그것은 게임또는 업계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 기회에 저와 같이 표절에 대해서 스스로의 생각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죠?


무엇이 표절이고,

과연 표절은 왜 나쁜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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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은 사전적인 의미로 -남의 것을 허락없이 베끼는 행위 라고 나와있습니다만..
그것이 창조와 같은 의미였다면, 게임업계에 만연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의 게임은 창조를 너무 많이 해서 문제다... " .. 일리가 없잖아요.


표절이 나쁜점이 있기때문에, 그것을 문제라고 하는 것이고, 크게 2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대승전제(대승불교와 비슷해서 제가 막 갖다 붙였습니다)라고 할만한 것은 결국 게임업계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문제점인데,
이것은 사람들마다 찬반 또는 개인차가 큰 의견이고 제가 거론하고 싶은 부분도 아니므로, 다음에 기회가 있을때 재차 이야기 해보기로 하고,

소승전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좀더 작고 개인적이며, 직접적인 문제인데,
바로 남의 노력을 무 수고로 성과만 갈취하는 저작권침해라는 것입니다.



표절은 " 독창적이고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무단도용하는 행위" 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이 아이디어에는 창작활동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creative 라는 좋은 영어단어가 있지만 우리말로는
어떤 뜻이 가장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창조적인 모든 것 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표절을 욕하기에 앞서서 그것이 독창적이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냐 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치가 있지 않은, 예를들어 코딱지를 파는 자세라던가, 똥을 누는 자세를 흉내낸 것을 표절이라 말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별로 괘씸하게 생각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런 가치도 없고, 아무런 수고도 무보수로 탈취하지 않았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기 떄문입니다.

또는 계단을 2칸씩 올라가는 것을 실용적인 방법이라 하여 그것을 따라하는 것을 표절이라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전혀 독창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효율적인 계단오르기를 위해서는 결국 도달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안되는 방법중의 하나이며,
이외엔 3칸 한번에 오르기, 4칸 건너뛰기등의 방법등 대체수단이 전혀 없어서 독창적이지 않은(설사 제일 먼저 했더라도) 아이디어 입니다.
(뭐.. 뒤로 돌아서 계단 2칸 오르기라면 좀 독창적이겠지만, 다시금.. 실용성이 없어지네요(웃음))

세번째 조건으로, 그것이 공익에 부합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 극히 예외가 있습니다만,
게임업계에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 요소이므로 넘어가기로 하고..



위의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표절을 바라보는 눈을 좀더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넥슨에서 IMC의 일러스트를 따라한 것/가져다 쓴것은
- 도트에 비트를 찍어서 그림을 표현하는 가짓수는 마치 바둑의 그것처럼 무궁무진한데, 어떻게 정확히 남이 그려돈 비트맵을 정확히 따라그렸으며
(사실 따온것이지만, 판단전에 전제하면 안되므로).. 비트맵을 표현하는 방법이 과연 그것 밖에 없었느냐.. -
한다면 말도 안되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것은 컨셉 일러스트로 쓰일만큼 가치있게 사용되고 있는 컨텐츠 였고.

아마 그것이 독창적인 그림이 아니라 태극기 같은 일반적인 그림이었거나, 독창적이었다해도,
그림파일 오른쪽 맨위픽셀에 검은색 점 1px 짜리를 찍는 행위(를 했다치고) 를 따라한 것처럼
아무런 효과없는 행위를 따라한 것이라면 그런 욕을 먹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표절이다 아니다를 논하는데 있어선, 결국 남의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무단도용해서
그 댓가를 갈취 했느냐를 판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야구와 실황을 봐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야 다 다를 수도 있는 것이지만,
몇몇 기사들에서 보이는 2D의 귀여운 캐릭터를 비슷한 느낌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선택한 이유를 묻는 내용들이 있는데..
게임의 어떠한 느낌(이를테면 캐쥬얼한 느낌) 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SD 라는 것은 정형화되고, 보편화된 방법중의 하나이며,
많은 게임사들이 또는 디자인업계에서 궁극적으로 종착하게된 역과 같습니다. 실용적인 아이디어지만 전혀 독창적이지는 않은 아이디어죠.

그림화면이 비슷하냐 아니냐 등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더 간단합니다.
그 비슷한 이미지로 후발주자가 어떠한 이득을 얻고 있느냐를 살펴 봐야겠는데,
선발주자의 유명세에 호응하지도 않고(중국에선 진라면이 신라면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광고없이도 매출이 증대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는 그 이미지 자체가 잘짜여진 누군가의 연출작품이어서, 그게 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면,
배껴오지 않은 이상 표절이라고 욕하기는 힘듭니다.

누구나 최선의 게임을 만들다보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는 거죠.
이를테면 현재 창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가진 모든 RPG 온라인 게임이라던가,
마우스 우클릭한번이나 좌클릭한번으로 이동을 하는 모든 SRPG 들 처럼 말이죠.

결국 표절이라 욕을 하고 비난을 할때에는,
그 행위 주체가, "얼마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베껴온후 "얼마나 실효적인 수익"을 얻고 있는가를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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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황과 신야구, 그리고 또 앞으로 나올 많은 표절문제에 있어서, 남들이 표절이라 한다고 따라서 욕하지 말고,
그것이 과연 표절인가에 대한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본 후, 자신의 소견을 밝혀야 하겠죠.
그런 것도 없는 극단적인 비판은.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광고하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이번 사태에 많은 인터넷 글들을 보면서 위의 생각(또는 자신나름대로의 다른 주장)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굳이 표절문제가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얻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면, 스스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ps. 오마주나 패러디라는 것은 약간 다른 개념입니다.
표절과 패러디를 구분하는 방법은, 첫번째로는 허가의 득.. 이 있겠지만,
그런 자세한 내막을 모르더라도, 선발주자의 아이디어를 표절함으로서 무단이득을 취하지 않고,
그 안에서 비교의 재미나 복고의 재미등으로 또다른 가치가 창출되었다면
그것은 패러디나 오마쥬라 할 수 있겠죠.
(이를테면 그와그녀의 사정 애니메이션에서 에반게리온 폭주 패러디는 폭주자체의 장엄함이나 긴박감의 이득보다는,
그것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서 동질감을 끌어내는 비교의 재미로 새로운 가치가 더해졌기 때문에, 가치를 무단으로 득했다 여기지 않고 반겨주는 것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