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레임의 눈팅족을 자처하는 열혈나빠군입니다.
3일 간의 휴일을 딩가딩가 보내고 있는데 코스쪽의 문제로 간만에(?) 레임이
시끌벅적해지는군요.

원래 이런 일은 그런가보다하고 지나치는 타입입니다만 도저히 지나갈 수 없어서
글 하나 씁니다.

우선 저에 대해서 간단하게 나마 경력을 쓰겠습니다.
96년도에 신천지 Anipark라는 곳을 시작으로(나우누리의 Anc동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만든 동호회입니다. 조X식, 허X성, 이X수, 이X영형제등 애니쪽으로 활동하던 분들이 만들었죠.)
그전부터 코스에 상당히 관심이 있었고, 00년 2월을 시작으로 코스를 시작했습니다.

주로 활동하던 곳은 나우누리의 나코동이었으며(사오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습니다.)
하코동이나 다음의 아사의 마리랜드, 다코동에서도 잠시나마 인맥을 통해서 활동했습니다.
현재 코스경력은 5년차인(중간에 군대를 갔다와서 실제적인 코스를 한 것은 3년이군요)
나름대로 코스계에 정통(?)해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현재는 잘 모르겠고, 00년부터 03년 까지 활동한 일만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살아오면서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자하니 여러분의 의견을 써주세요.

00년 당시 유명한 애니, 코믹 관련 행사는 아카, 코믹월드의 양대체제였습니다.
간간히 열린 캐릭터엑스포나 중소규모의 행사는 현재로서는 명맥이 끊겼으므로 제외하겠습니다.

아카는 1년에 2번 회지 위주의 행사였고 코믹월드는 아카에 비하면 약간은 자유로운 팬시, 회지
위주의 행사였습니다. 1년에 4회를 열었고요. 하지만 어느샌가 3개월마다 한번씩 하던 코믹이
2개월로 줄더니 어느새 1달에 1번씩 열리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결국 05년 8월에도 코믹월드는 열리게 되었으며, 계획적인지 우연인지(전 계획적이라고 생각합
니다) 8월 13, 14, 15일 3일간 열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8월 15일이 60년째로 접어든 8월 15일 광복절기념일이라는 겁니다.

왜 이게 문제일까요?
우선은 코스프레에 있습니다. 기원을 따지자면 영국이나 미국의 할로윈축제라던지 컨벤션의
코스튬플레이가 원류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코스프레의 특징은 일본적이다라는 겁니다.

이런 성향은 평소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하위 문화중에서도 최하위 문화의 문화활동이었지만,
광복절에 일본풍의 옷을 입는 코스프레를 한다라는 인식 때문에 이번 문제가 불거졌다고 생각합니다.

DC를 위시한 안티쪽이 하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2. 때문에 일본풍이 강한 옷을 입는 코스프레는 사회적 문제가 된다.
3. 따라서 일빠 코스튬플레이어들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우며 그들은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다.
4.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 들에게 어떠한 형태의 방법을 해야한다.

KBS인지 MBC인지 모르겠지만 한 방송가가 "일본에 빠진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취재를 한다라는
루머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루머가 떠돌기 시작하자 코스튬플레이어들도 자기방어를 하기
시작하고 그들이 하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코스프레가 일본풍의 옷을 많이 입지만 창작이나 한국만화를 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풍이
    아닌 코스를 하는 사람도 많다.
2. 광복절은 광복절이고 코스프레는 코스프레이다.
3. 따라서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코스프레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쪽이 잘못이다.
4. 우리가 무엇을 하던 신경을 쓰면 안되고, 각종 음해성 루머를 퍼뜨리는 쪽의 잘못을 알아야 한다.
5. 초밥이나, 일본 만화, 애니, 게임등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가지고 뭐라하면 안된다.

하는 식으로(지극히 개인적으로 보거나 느낀 주장입니다. 틀릴 수도 있으니 양해해주세요.)
서로의 주장을 바탕으로 흑백논리를 바탕으로 서로의 당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설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우선은 "뻔한 자존심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DC쪽의 주장도 옳고, 코스쪽의 주장도 옳습니다. 그럼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입니까?
자신이 옳으며 상대는 틀리다. 그러니 제 삼자는 신경쓰지 말거나 내 편을 들어라.
지극히 표준적인 흑백논리입니다.

지금 문제는 상당히 요점에서 벗어난, 그냥 자존심 싸움밖에 안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DC는 애국심과 사회적 다수의 관념을 바탕으로, 코스쪽은 개인주의와 취미생활 영위권을
바탕으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죠.
정작 중요하게 다뤄야할 "코믹월드는 왜 광복절에까지 행사를 강행하는가?"와 "코스튬플레이어들의
권리" 이 두가지는 거의 이야기되고 있지 않네요.

기업이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때문에 법으로는 인격체 대우를 받지만(법인), 현실에서는 사회적 관념쯤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코믹월드는 생각없이(정말 개념없다고 생각합니다.  팀장급 이상의
분들은 대체 광복절에 대해서 생각을 하셨는지요?) 8월 15일까지의 행사연장이라는 기획을
잡게 됩니다.

코믹월드가 일본쪽의 업체의 한국 법인이라던지, 사장이 일본 사람이더라 하는 식의 문제점을
말하는 사람은 있습니다만, 정작 중요한 "코스튬플레이는 우리하고 상관이 없다. 우리는
그저 사람들의 요구로(?) 행사장의 한 공간을 마련해 줄 뿐이다."라는 코믹월드 쪽의 발언을
문제 삼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차분하게 생각해 본다면 이제까지 해온 코믹월드의 행동과(무대행사라던지, 코스프레킹, 퀸을
뽑는 투표라던지,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요원) 정작 광복절문제로 코스프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생기자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거다라는 발언(그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은
서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결국은 코믹월드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의 비난여론을 무릎쓰고 행사일정을 늘린 것이고,
마침 코믹월드를 대표하는(?) 코스프레로 사회적 비난여론이 생기자 입을 싹닦고 뒤돌아 선겁니다.

상당히 웃긴 것은 코스튬플레이어들의 인식입니다.
최소한 3년 이상(01년도 이전부터 코스를 해온) 경력을 가진 코스튬플레이어들은 행사에 얽매이기
보다는 코스튬플레이어들의 유대관계과 동일한 목적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지킬줄
알았습니다.(일례로 당시 코스튬플레이 동호회를 이끄는 시샵들의 파워는 강했고, 행사의 간부나
관리위원이 되어서 행사의 일부분을 진행하기도 하고, 행사를 하는 기업들은 각 동호회에
신경을 써서 대접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작년부터) 코스튬플레이를 한 저연령층(고교생이하)의 코스튬플레이어들은
아직 사회적 인식이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여서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할 뿐 그에 수반되는
의무는 간과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몇몇 선동가적인 인물들(유명하지만 생각이없는)에 의해
휘둘릴 뿐이죠.

결국 DC를 위시한 안티와 코스인들은 몇몇 키보드워리어들에 의해서 휘둘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문제를 일으킬 뿐, 정작 문제해결을 위한 행위에는 동참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문제를 일으키고 즐거워 하고, 자신의 글에 달리는 리플들에만 신경을 쓸 뿐,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 파급효과에 대해서 무감각합니다.

이번 코믹에는 20대 이상의 코스튬플레이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제가 가서 확인해 봤습니다.)
20대 이하의 분들만이 있었을뿐이고, 그 들을 찍는 사람들 사람들 밖에 없었습니다.
오직 코스를 즐기는 무리와 그 들을 음해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가는 기자들, 그리고 그들을
이상하게 여기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일반 행인들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코믹월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사람은
커녕 서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혈안이 된 사람들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문제는 해결점이 없이 영구미제의 문제로 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안티쪽과 코스쪽이 서로 한 발자국만 양보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안티쪽의 주장도, 코스쪽의 주장도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보면 안티쪽도, 코스쪽도 소수의 의견일 뿐 사회 다수의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서로 한 발자국만 양보해서 문제해결을 위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입니다.
안티쪽도 옳고, 코스계도 옳으니 서로의 장점을 취합해서 문제의 해결을 이끌어낼 모습이
필요한 겁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고 내일 코믹월드에 정말 방송에서 취재를 해간다면 문제는 더더욱 커지게 됩니다.

싸움보다는 상생의 길을 택하는게 어떨까요?
자신의 승리보다는 서로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게 어떨까요?
이번 문제를 가지고 좋은 쪽으로 해결점을 찾는다면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발전적인 토론으로
결말을 짓게 됩니다.

안티쪽도 옳고, 코스쪽도 옳으니까 싸움은 그만하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두서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좋은 하루되세요.

*개인적으로 코스쪽의 주장은 생각없는 사람들의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왜 자신은 생각하고 타인의 눈은 생각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안티쪽의 주장도 맹목적인 애국심으로 인한 사회구성원 깍아내리기라고 밖에 생각이
안됩니다. 서로 잘났으니 그렇게 말만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래서 그게 어쨌는데?라고
밖에 생각안되는 글들만 올라오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저도 쓸까말까하다가 특정 연령대로 취급을 받기 싫어서 쓴거였습니다.
그러나 더 역효과만 불러 일으켜서 뒤늦게나마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