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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막가펜입니다.

  나름대로 MMORPG가 지겨워지고 다른 MMORPG를 거들떠 보지 않게 되는 경위를 찾아봤습니다.

<제가 내린 근본적인 원인은 "너무 게임을 오래했다.">

우선 이 글을 읽기 전에 가장 재미있게 했던 MMORPG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MMORPG에서 재미있었던 기억을 더듬어 가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나서 당시 그 재미난 게임이 자신이 몇번째로 해본 MMORPG인지 생각해 보세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3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순서로 해본 게임일 것입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대부분의 유저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 게임은 초반(혹은 베타)에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운영자들이 운영을 못해서 재미가 없고 게임이 망했어" 혹은 "그때가 좋았지...입니다."

그럼 그렇게 재미있던 게임이 과연 운영자들이 관리를 잘 못해서 재미가 없어진 것일까요..?
근본적인 "재미"에 조금 다가서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MMORPG의 근본적인 재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오는 기쁨
2. 다른 사람에게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 존재하는데의 기쁨
3. 남들보다 많은 걸 알아감에 오는 기쁨
4. 순수한 게임의 재미
5. 성장하는 자신을 보는 재미

  저는 이 5가지의 재미만을 뽑아봤습니다. (여기서부터의 설명은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접하게 되면 5번 항목에 나오는 즐거움이 일단 가깝게 다가 설 것입니다.
약한 몬스터를 잡고, 상점에서 무기를 구입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 말이지요.
그렇게 성장하다보면 이제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행위가 남들보다 일찍 질리건, 나중에 질리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는 욕구가 무럭무럭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혹은 이 단순 노동만으로는 재미가 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성장하는 특정한 위치(사냥터,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싫건 좋건 다가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럼 사람을 사귀게 됩니다.
그렇게 사람을 사귀고 게임이 한참 재미가 있어졌습니다.

이제 자신의 캐릭터의 성장은 더뎌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쉽게 커버리면 회사측에서 제공하는 재료가 바닥나버리거나 너무 쉬워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뭐 이러저러한 이유때문에 일어난 일이지요.

이제는 유저는 더 나은 사냥터를 찾아 전체 맵을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혹은 공략 사이트를 검색하겠지요. 이런 유저와 더불어 단순히 남들이 안하는 짓을 좋아하거나 남들이 모르는걸 아는데 기쁨을 느끼는 유저들은 역시, 맵을 돌아다닙니다.

처음에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곳 저곳을 정복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그러나 결국 맵은 한정되어있겠지요...

자, 모든곳을 알아봤을때 자신의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사냥 입니다. 온갖 재미는 다봤는데 처음에 했던 사냥을.. 해야합니다. 물론 사냥 방법이 특이하거나 하더라도.. 생각하는 행동보다 훨씬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혹은 레벨업이 쉬운 게임은 이미 소위 말하는 만렙에 다달아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유저는 느끼게 됩니다.

내가 왜 레벨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난 이게임에서 제공하는거 해볼거 다해봤다. 이짓거리 해봐야 높은 보상도 받지 못한다.

그리곤 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행할 새로운 놀이거리가 없어진 유저는 게임을 접거나 채팅만을 하고 나가게 됩니다.

그런 일을 해가다가.. 혹여나 아는 사람들에게서 사기를 당하거나 해버리면 이제는 사람 사귀는 행위 또한 재미가 없어집니다. 남은 재미는 이제 없다고 봐야겠죠. 이제 당신에게 남은 것은 그 게임을 할때 즐거웠던 추억 뿐입니다.

물론 이런 단계를 밟아가는 것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렇게 질려버리고 나서.. 다른 게임이 재미가 있다고 해서 몇개의 게임을 더 접해봅니다.

몇개의 게임까지는 유저는 색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근본적인 재미는 비슷 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이제 어떤 MMORPG를 가져오더라도.. 노가다로 느껴지고 재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MMORPG의 예를 들어봤습니다.

그럼 어릴적에 했던 오락실의 게임들이 왜 그토록 재미있었을까요.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길어야 5시간이 다였던 그 게임들이 왜 그토록 재미가 있었을까요..?

어릴때.. 대부분의 게이머는 돈이 없었습니다. 갑부집 아들이라 할지라도.. 오락실 가는 것 자체도 많이 반대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한된 시간내에 제한된 자원을 소비해서 맛볼 수 있었던 것은 적고 행여나 조금이라도 더 멀리 클리어 하게 되면  새롭다는 것, 보이는 것은 자신이 클리어 하지 못한 스테이지가 역시 남아있다는 것.. 그리고 같은 또레들이 같이 다녔다면 그들은 하지 못한 것을 자신은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과시욕.

위에서 제가 말했던 것과 많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중요하게 집고 가야 하는건 플레이 시간 입니다.

너무 재미가 있습니다. 근데 이것을 더 즐기기 위해서는 돈을 더 투자해야 합니다.
그만큼의 돈이 있나요... 혹은 그만큼의 돈이 있다고 해서 클리어를 했습니다. 것도 자주..
그다음에 과연 그 게임이 재미가 있을까요.. 에뮬레이터로 구한 게임이 쉽게 질리는 것 또한 같은 이유..

패키지 게임이 왜 재미있냐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 입니다.

색다른 요소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가. 게이머를 끝에 도달하게 한 뒤에는 이러 이러 했다. 라는 식의 엔딩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것들을 계속 접해가면서(그것이 퀘스트이건, 새로운 패턴의 몬스터이건) 끝에 도달하기 까지 중복되는 것들을 피해왔다면 유저는 지겨움을 크게 못느낀 상태에서 본 엔딩에 섭섭한 마음과 함께 재미 있었다. 라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번 해보십시오.

잡설이 길었는데.. 이 글의 핵심은..

<<"더 이상 새로운 흥미거리가 없는 것은 재미가 없다.>>

라는 것입니다."


글을 쓰고나서 쭈욱 보고 있으니 정리가 참 안된 거 같습니다.

부족한글이나마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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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카메라, 노래부르기 좋아하는 게임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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