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05] San Francisco, Day5: 2005/3/11
드디어 GDC의 5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 오늘은 오기 전부터 가장 관심있었던 세션인 "Persistent Versus Instantiated Spaces: The Great Online Game Debate"라는 제목의 '패널토의' 였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기존의 MMORPG와 같은 Persistent, 즉 영구히 존재하는 가상환경을 바탕으로 한 게임과 요구르팅이나 시티오브히어로즈, 길드 워, 타불라라사와 같이 세션 혹은 방을 만들어 전투를 하는 방식에 대한 토의였다.

참석자는 모두 5명이었는데, 사진에서 왼쪽부터 개최자이자 조정자로 NC의 타불라라사 프로듀서인 Starr Long 아저씨, East Meets West에서도 봤었던 소니온라인의 CCO인 Raph Koster아저씨

역시 왼쪽부터 시티오브히어로즈를 만든 Cryptic스튜디오의 Creative Director인 Jack Emmert, Verant Interactive의 Anthony Castoro, Mythic Entertainment의 CEO인 Mark Jacobs의 5명으로 구성되었다. 전반적으로 1명의 조정자, Persistent측의 Raph, Castoro 2명, Instantiated측의 Emmert, Jacobs 2명의 구성인 토론이었다.

토론의 내용이라고 한다면.. 사실 심도 있는 내용을 논의하기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소개 이후에 실제 토론은 한 30분 정도였으며 양측의 입장차이를 거의 '확인'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겠다. 특히 토론은 주로 Raph아저씨와 Emmert아저씨의 2파전이었는데 이전 처럼 Raph아저씨는 Persistent한 환경에서 그 환경을 '변화' 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온라인 게임 자체라고 생각하는 듯 했으며 Emmert 아저씨는 보다 '재미' 자체에 집중하는 의견이었다.


미리 한국에서 약속을 해 두었기 때문에 세션이 끝난 후에 Starr Long 아저씨와 한 30분 정도 둘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작 조정자로서 자신의 의견은 별로 피력하지 않았던 Long아저씨에게 의견을 물어봤더니 양쪽 다 장단점이 있으며 양쪽을 각각 선호하는 측에 유저층이 어느정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방법이 다 온라인게임의 유저층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다. 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타불라라사에 있어서는 꽤 많은 부분을 대폭 수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덕분에 일정은 많이 늦어질 것 같지만...) 비록 여기서는 공개할 수는 없지만 Long씨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persistent월드와 instantiated월드 사이에 '관계'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으며 조만간 있을 E3에 이를 시연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현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 다음 세션은 올해는 비교적 많이 줄어든 편인 프로듀스, 즉 제작관련 세션으로 Sammy스튜디오의 Clinton Keith씨의 "Agile Methodology and Scrum in Game Development"라는 발표였다. Agile Methodology는 최근에 Extream Programming 기법등과 함께 새로운 개발 방법론으로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게임에서는 특히 유용할지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게임 개발'은 기존의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너무나 예측하기 힘들며", "변동이 많고" 거기에 "예산, 스케줄, 퀄리티가 모두 다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프로젝트 관리 기법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팀을 기존의 아트팀, 기획팀 과 같이 업무 분야별이 아니라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한 목적 기반의 소규모 Scrum으로 구성하며 업무는 매우 명확한 Sprint로 구성한 후 "매일 15분씩 수행하는 Daily Scrum Meeting" 등을 통해 매일 매일 각 Sprint의 진척도를 "시간 단위로 평과하고(어떤 일에 누가 몇 시간을 투자했는데 앞으로 몇 시간 더 일해야 겠다라는 식) 관리"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목적 지향적인 조직을 소규모로 구성한 뒤 해당 조직 스스로 자신의 업무를 매일 엄청나게 빡세게 관리한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일견 삭막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결국 집중도를 높여주어 야근을 없애준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 들어간 세션은 "Attack of the Design Director"라는 제목으로 Insomniac Games의 Brian Allegeier씨의 세션이었다. Allegeier씨는 공구전사 Ratchet and Clank의 메인 디자이너 였는데 시작부터 "이 세션의 제목은 Attack OF the Design Director입니다. Attack the Design Director"가 아닙니다;; 라는 말로 시작했다. 한 마디로 팀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디자인 디렉터, 즉 기획팀장이나 리드 디자이너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세션이었다. 처음에 자신이 게임을 만들때는 6명 정도의 매우 단촐한 팀으로 게임을 만들었지만 라쳇&클랭크 3에 오면서 이제는 90명이 넘는 팀이 되었고 이 많은 팀원들이 점점 자신에게 모든 것을 물어오기 시작하면서 패닉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적절한 권한 배분을 통해 의사소통을 활성화 시켜야 하며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보다 타이트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에 리뷰회의를 했고 지식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모든 미팅에는 반드시 그 미팅의 목적과 일정을 사전에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모든 업무의 우선순위를 수립하는데 노력했다고 했다. 역시 평범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Allegeier씨는 다음의 4가지 사항을 디자인 디렉터 들에게 주문하면서 세션을 마쳤다.
1)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가르치고 명확한 목표와 데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어디서나 프로세스를 만들어라
2) 디자이너와 개발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라
3)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려 노력하라
4) 피드백과 리뷰를 일상화 하라


점심을 받고 근처 메트론 건물 뒤에 공원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는 가 보았는데.. 상상보다도 훨씬 훌륭한 공원이었다. 여기 잔디는 밟아도 안 죽는지 새파란 잔디위에 수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며 역시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벚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식사후에는 국제게임개발자모임(IGDA)의 온라인게임 개발자 그룹 모임에 갔었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향후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관심있는 분은 http://www.igda.org/online 에 접속해 보기 바란다.

저녁에는 근처 Fremont에 HyperPia라는 게임 솔루션 개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선배를 만나기 위해 BART를 타러 역으로 내려갔다. 거리도 그랬지만 지하 역시... iPod Shuffle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애플과 아이팟의 인기는 상상을 넘었다.

새벽 1시쯤 차를 얻어타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오클랜드쪽에서 베이브리지(Bay Bridge)를 넘어 왔는데 중간에 트레져아일랜드(Treasure Island)를 들렸다. 트레져아일랜드는 베이브리지 중간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만의 한 섬으로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매우 훌륭했다.

마지막 5일째로 GDC2005는 막을 내렸다. 게임 업계는 일반 대중으로 그 마켓을 넓히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었으며 그 목적을 위해 MS를 주축으로 한 기존의 미국 PC게임 진영은 보다 더 화려하고 현실감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찾고 있었고, 닌텐도를 위시한 일본의 게임계는 '뭔가 새로운 것,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것으로 그 길을 추구하고 있었다. 이런 새로운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여행이었으며 이런 새로운 노력들이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통해 또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 DiKo


출처: http://www.thisisgame.com

*사진들도 있고 이전 것들도 있는데 다 못퍼오겠음, GDC가 이런건지 자세히 보긴 처음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