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윤주홍 [04.11.23 / 19:05]



▶ 뉴욕타임즈에 기사와 함께 실린 만평


"EA는 정녕 게임개발자들의 무덤인가?"

해외 언론 및 커뮤니티에서 연일 터져나오고 있는 게임개발자 노동력 착취에 대한 소식으로 EA가 혼미백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비디오게임이 더 이상 즐겁지 않을 때"라는 제목의 21일자 비즈니스면 보도를 통해 EA의 노동착취실태를 고발했다.

3,300여명의 개발자를 보유하고 매년 1,000명 이상의 사원을 채용하고 있는 EA는 `반지의 제왕`, `피파`, `NFL 풋볼`,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십개의 달하는 타이틀을 직접 개발, 유통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게임회사다. 모든 개발자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 이 회사의 팀 프로젝트 진행방식 및 일정관리 시스템은 한 때 국내회사에서도 벤치마킹 사례로 남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연일 보도되는 기사를 비롯해 블로그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불거지고 있는 EA 관련소식은 ‘꿈을 만들어가는 회사’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실시한 제이미 커스첸바움(Jamie Kirschenbaum) 씨의 EA 근무실태 고발이 대표적인 사례. 그는 현재 근무외 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채 끊임없이 개발만을 종용하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03년 6월 EA 이미지프로덕션에 입사한 제이미 커스첸바움 씨는 입사 당일부터 야근의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일주일 내내 65시간 이상을 회사에 매달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는 노동절과 추수감사절은 물론 단 하루도 정상적인 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물론 소프트웨어 발매 2주전부터 시작되는 일명 ‘크런칭`이라는 밤샘작업이 있긴 하지만 그는 “EA에서는 1년 365일 내내 크런칭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EA와의 결혼’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사이트에 EA의 부당처우를 고발한 한 전직개발자의 이야기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는 주당 80시간 이상을 회사에 붙잡혀 있었다고 고백했으며 현재 그의 글에는 한 때 EA에 몸담았던 개발자들의 리플이 수천개 이상 달리며 세간의 화제가 된지 오래다.

마지막으로 제이미 씨는 "EA에 들어서면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과 아이스크림, 스낵으로 처음 한달간은 개발자들이 고무되곤 한다"며 "하지만 그것은 곧 게임개발에만 매진하라는 일종의 강장제(tonic effect)와도 같은 채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