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 혜성같이 등장한 장풍 스테이션(이하 장풍)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게임개발자 5명이 게임계의 각종 비화와 뒷얘기들을 여과 없이 풀어내는 인터넷 방송이다.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으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방송과 사이트를 운영하던 이들은 차츰 인기를 얻어가면서 접속 폭주로 인한 사이트다운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지난달에는 소프트맥스의 포털사이트 4leaf에서 방송을 서비스하는 조건으로 스폰서를 받기에 이르렀는데... 이에 파워진에서는 장풍의 김바지와 신사장, 변PD를 MSN으로 만나 그들의 심정을 들어봤다. 참고로 이 기사는 장풍과 진행자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최소한의 수정만을 가한 사실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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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무: 가장 궁금한 것부터 질문하겠습니다. 이미 대단한 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장풍의 인기로 미루어 볼 때, 이제는 신상을 공개해도 ‘따귀를 맞을일’은 없을 듯합니다. 왜 아직도 신상공개를 꺼리는지?

김바지: 간단합니다. 따귀를 맞으니까요… -_-

신사장: 사실 “인터넷의 익명성을 욕하면서 자기들은 익명으로 다른 사람들을 까발린다”는 비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업계가 워낙에 좁고 저희에게 씹힘(?)의 대상이 되었던 분들 역시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실명을 드러낸다는 것은 이 바닥을 떠나거나 밤에 칼을 맞을 각오가 아니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장풍의 딜레마죠.

김바지: 앞으로 좀더 익명성의 모순을 보완하기 위한 장풍만의 방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변PD: 업계 종사자들 중 몇몇 거물급은 실제로 ‘PK'능력을 소지하고 있는 바… -_-

신사장: 실명을 드러내면 칼 맞을 지도 몰라요!

변PD: 신사장네 집 근처가 좀 으슥한데… 밤 고양이도 참 많거든요.

태무: 소재는 보통 어떻게 구합니까? 홈페이지나 메일을 통한 제보가 방송소재로 쓰이는 경우도 있나요?

신사장: 홈페이지의 제보란은 사실 제보라고 할만한 소재거리로써의 역할은 많이 떨어졌죠.

변PD: 각자의 영역이 있죠. 업계 비화는 김바지가 워낙에 그쪽 분야의 고수이기 때문에 전담하고 있고, 게임 리뷰나 게임계의 역사는 신사장이 잘 해주고 있고, 저는 이분들이 가져온 정보를 모아서… 문서로 정리합니다 -_-

김바지: 후장N과 DJP는 이런 정보에 음악과 효과를 넣어서 ‘소리의 의도’를 내지요^^

신사장: 영역이 딱딱 나뉘는 것은 아니고 모두가 함께 정보를 모아 와서 그 중에 재미있는 것들을 추려내는 거죠. 물론 각자 전문분야가 있긴 하지만요.

태무: 자, 이번에 조금 깊이 들어가겠습니다. 여러번 언론의 횡포를 비판했었는데, 사실 장풍도 검증된바 없는 사실에 주관적인 비판을 가한다는 점에서 그 언론과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 비록 언더그라운드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좋든 싫든 포털사이트에서 서비스되는 이른바 ‘언론의 한 축’이 되었는데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변PD: 드디어 ‘축’이 되었군요. 축인지 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_-

신사장: 사실 방송을 시작했던 계기가 저희끼리 술마시다가 장난삼아 녹음한 것이 그대로 여기저기 떠돌아서 유명세를 탄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오게될 줄은 몰랐죠.


검증된 바 없는 주관적인 사실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방송에서 떠벌린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우리끼리 놀던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이것 같습니다.

변PD: 사실 장풍에 ‘언론의 멍에’를 씌우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블로그 문화를 예로 들어서, ‘1인 언론’의 시대가 열렸다는 요즘이지만 그 블로거들에게 각각의 책임을 묻지는 못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저희가 나름대로의 견해와 만담을 풀어낸다 해도 이것을 ‘제도권 언론’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신사장: 물론 많은 사람들이 듣기 때문에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만약 장풍을 언론인 이라고 쳐도 그 나름의 성격과 시각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좆선과 딴겨레가 다르고, 파워진이 다른 잡지와 다르듯이 말이죠.

김바지: 장풍이 만약 언론이라는 성격을 띄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군요. ‘게임업계 측에서 바라보는 조금 엉뚱한 보조 언론’

태무: 질문의 요지는 하물며 블로그라는 ‘1인 언론’도 언론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 시대에, 장풍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는데 객관성이 너무 결여되지 않느냐 하는 거죠?

변PD: 질문의 요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언론’의 영역으로 끌려들어가 어떤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요. 멍에는 싫거든요. 책임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게임 만들 때 듣는 것으로도 족해요. 저희는 무책임의 미학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바지: 그런 요지라면 ‘재미’가 장풍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적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려야 겠군요. 사실 저희는 언론이라기보다는 ‘라디오 쇼’처럼 버라이어티를 지향하고 싶거든요. 전의예술(?)로 봐주셔도 좋고요.

태무: 버라이어티라면… 비판적인 색깔을 줄이고 ‘쇼’를 주로 다루시겠다는 말씀이신지?

김바지: 비판 자체도 쇼의 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의 자니 카슨의 경우 사회적인 이슈를 독설로 푸는 언론가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뭐 가끔 명예회손 같은 것에 걸리기는 합니다만… -_-

변PD: 웃! 그 아저씨는 ‘언론가’, 우리는 언론가가 아니잖아요. 김바지 양~~(김바지는 사실 여자입니다!)

태무: -_-

김바지: -_-

신사장: -_-

변PD: 아니, 진짜라니까요!? 뻥이면 KIN 먹겠음~

김바지: (무시) 하지만 시청자들은 자니 카슨을 그를 언론인의 영역보다는 버라이어티적인 특성으로 인정하고 즐거워하죠.

만약 장풍이 언론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띠고 있다면 버라이어티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주시길 바랍니다.

태무: 아직도 2만원짜리 마이크를 사용하십니까(^^)? 그리고 녹음중에 일어난 에피소드나 고충이 있다면?

김바지: 처음에 사용했던 마이크가 2만 원짜리고 지금은 좀 업그레이드되었죠.

태무: 지금은 얼마짜리인지?

신사장: 얼마지? 4만원이었던가?

김바지: 중고로 4만원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감도가 굉장히 좋아요.

변PD: 굉장히 NICE한 것을 DJP 군과 후장 군이 공수해왔지요. 얼마인지는 안 물어봤는데?

신사장: 그 양반들이 누군가에게 갈취해오고서는 사왔다고 구라치는 것일지도 몰라요.

김바지: 사실 스케쥴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다들 각각의 일상이 바쁘니까 시작하는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그렇게 시간을 맞춰서 새벽 3시쯤에 신사장네에 모이면 비몽사몽하지요. 그런채로 방송을 마치면 7시쯤 됩니다. 본업은 어디까지나 게임개발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이죠.

변PD: 짜장면 값도 만만치 않아요. 여려 명이 모이면 자꾸 이것저것 시키게 되거든요-_-. 작작 먹어대는 양반들도 아니고… 4leaf에서 식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는데

신사장: 에잇! 이렇게 된 바에야~~!

태무: 옛! 신사장님, 속 시원히 털어놓으세요!

신사장: 냄새납니다. 집에 올 때 좀 씻고들 오세요. 제발… please…

김바지: 난 유부남이라 대략 깨끗!

신사장: 과연?

변PD: 당신 발 냄새가 압권이야! 양말쯤은 빨아서 신으라고!

김바지: 에이~ 매일 수영으로 몸을 깨끗이 관리하는 나에게는 그런 망측한 일이 일어날리 있나!? 당신 발 냄새 아냐?

신사장: 그 수영장 어디야? 난 죽어도 안 갈테야~!

변PD: 수영할 때 양말신고 하냐?

태무: 앗! 이건 정보가 너무 많이 공개되는 듯합니다! 수영하면서 발 냄새나는 유부남이라면 흔치 않을텐데? 신상이 노출될지 모릅니다!

김바지: 크허허헉…

신사장: 헉! 이런… 큰일이다! 냄새가 만만치 않은데…

변PD: -_-빨리 다음 질문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무래도 회계를 겸하고 있으니, 4ieaf에서 야식비를 타내는 것이 최대의 목표입니다! 인간적으로 밥값은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의견을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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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무: 팬들 중에는 4leaf에서 ‘언어순화’를 요구해 앞으로의 장풍이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신사장: 즐이죠

김바지: 불가능합니다. ‘노 터치’라는 계약사항을 위반하는 행위죠.

변PD: 만약 그런 요구가 실제로 있었다면 4leaf담당자 분도 저희 코너의 취지에 맞게 ‘농담’을 하신 거겠죠 -_-

김바지: 물론 욕이 들어가야만 방송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욕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업계를 비평하고 까발린다는 컨셉의 방송에 모범생틱한 말투는 굉장히 따분하겠죠. -_- 유효적절한 욕 한마디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나갈 생각입니다.

변PD: 아까 얘기했듯이 그런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이거나 농담일 것입니다. 4leaf측에서 그런 걸 원할 이유도 없거요. 자기들만 괴로워질텐데…

태무: 마지막으로 아주 의례적인 질문 하나만 더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 등이 있다면?

신사장: 아직은 장풍의 체계가 정확히 잡히지 않아서 아까 질문하신 것처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개개인의 시관과 방송 퀄리티에 대한 압박도 있고요. 그래도 좋아해주시는 팬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저희도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준비중이니 좀더 지켜봐 주십시오.

김바지: 저희는 전문 방송인도 아니고, 장풍을 전업으로 삼고 있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모자란 부분도 많지요. 하지만 저희는 나름대로 정체성이라는 것을 찾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면(물론 강요할 수는 없지만)정말 기쁘겠습니다.

변PD: 저는 아무래도 회계를 겸하고 있으니 4leaf에서 야식비를 타내는 것이 최대의 목표입니다.! 인간적으로 밥값은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의견은 꼭 전해주세요!

김바지: 앗! 까먹고 있었다!? 기자님, 크게 좀 넣어주세요!

신사장: 우리가 미쳤나봐.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잊고 있었다니…(실제로 보면 '크'게 적혀있습니다. 올린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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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C Power Zine
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