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오늘만 같아라’

[내일신문 2004-06-08 15:30]

[내일신문]
외국사와 5년 송사 승리

◆종근당 면역억제제 ‘사이폴엔’

국내 제약기업이 다국적 제약회사와 면역억제제를 두고 벌인 5년여 소송에서 최종 승리했다. 이에 따라 장기이식 환자들이 더 비싼 약값을 물지 않을 수 있게 됐으며 이 제품의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7일 종근당(대표 김정우)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스위스의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 아게’와 한국노바티스가 종근당의 장기이식 면역억제제 ‘사이폴엔’(사진)에 대해 낸 특허침해금지청구 소송에서 ‘`노바티스의 주장이 이유없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99년 시작된 ‘사이폴엔’특허침해금지 청구소송은 약 5년여에 걸친법정 공방 끝에 종근당의 최종 승소로 끝이 났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종근당의 독자적인 제조기술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면억억제제 성분인 ‘사이클로스포린’은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약물이 미세 입자안에 들어 있는 형태(마이크로 에멀전)로 제조된다.

노바티스는 97년 종근당이 개발, 판매를 시작한 ‘사이폴엔연질캅셀’이 ‘마이크로 에멀젼화’기술에 대해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99년 8월 소송을 냈었다.

그러나 노바티스가 프로필렌글라이콜과 에탄올을 섞어서 마이크로 에멀전을 만든데 비해 종근당은 프로필렌카보네이트와 폴록사머를 이용, 알콜 성분을 쓰지 않는 독자 기술로 제조했기 때문에 특허 침해소지가 없었다는 것이 종근당의 설명이다.

노바티스는 2001년 11월 1심(서울지법 남부지원)과 2004년 1월 2심(서울고법 제5민사부 항소심)에서 잇따라 원고 패소판결을 받은 바 있다.

노바티스의 `사이클로스포린은 장기이식 및 조직이식 후 나타나는 이식거부 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제로 전세계에서 연간 2조9천억원(미화 23억달러)의 시장을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체 면역억제제 시장(약 300억원) 가운데 노바티스가 약 200억원,종근당이 사이폴-엔'' 연질캅셀로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의 무리한 소송에 제동을 건 사례”라며 “특허권 문제로 부진했던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난도 항생제 국산화

◆중외제약 ‘이미페넴’

생산기술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항생제 제조기술이 국산화됐다.

중외제약(대표 이경하)은 ‘최후의 항생제’로 분류되는 ‘이미페넴’의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미페넴은 총 12∼15단계의 공정을 거쳐야할 정도로 합성기술이 까다로워 성분에 대한 특허보호가 끝난 지 8년여가 지났지만 자국의 기술로 완제품을 개발한 제약사는 아직까지 한 곳도 없었다.

중외제약은 이 항생제를 합성하는데 결정적인 5∼7단계를 2단계로 줄이는 기술을 국산화한 것으로 원가 부담을 크게 줄였을 뿐 아니라 기존 원료보다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페넴은 미국의 다국적제약사인 엠에스디(MSD)가 80년대 후반 페니실린, 세파계에 이어 개발한 카바페넴계 항생제로, 다른 항생제가 듣지 않을 경우 최후의 보루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 제품의 연간 세계시장은 6억달러에 이른다.

중외제약은 해외에서 중간단계까지 합성된 제품을 수입해서 최종 제품을 생산해왔으나 원료 수입에 따라 원가부담이 높았다.

회사측은 이미페넴 제네릭을 생산할 수 있는 전 공정을 개발함으로써 연간 200억원 규모의 국내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일본과 유럽, 중국 등에 대한 수출로 2년내 850억원 이상의 신규매출이 가능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발매 3년차부터는 전세계 시장에서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높은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이번 기술개발과 제품 생산을 위해 4년간 총 180억원을 투입한 중외제약은 8일경기도 시화공단에 이메페넴 합성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 회사 문치장 상무는 “이미 이미페넴 원료와 완제품 수출에 대한 문의가 전세계 시장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채림 기자 chaer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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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페넴의 경우는 그 가치가 삼숭의 반도체와 맞먹을 정도로 큰 규모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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