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게시판에 영화 잡담을 몇번하긴 했는데,
그중에 빠진 것도 있고, 새로이 추가된 것도 있어서 잠시 써내려가보렵니다.
(쓰던 도중에 무의식적으로 미리니름-스포일링-을 했을 수도 있으니 이해해주세요)





1. 페스티발
영화 후반에 나오는, '세상에는 변태 엄마도 있는거야'라는 대사가 이 영화의 위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세상이 바라봤을 때 변태인 '그들'의 이야기를 나름 이해하려는 듯 보이긴하지만,
정말 '그들'을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변태'도 하나의 존엄한 사람이고, 가족의 구성원이거나 사회의 구성원이니까,
그들을 이해하고 비난하지 말자.. 라는게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 것 같은데,
유통사의 입김이었는지, 감독의 의도였는지 '변태'커플들의 이야기는 좀 힘없이 마무리됩니다.
그나마 정상적인 커플로 표현되는 '신하균 엄지원 커플'도 사실 근본적인 해결점은 보여주지 않는듯합니다.

나마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약간 심심하고 깊이 다루지 않습니다.
러닝타임이 1시간 50분쯤 되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더 길게 느껴집니다.
'19세 이상 관람가'라는 딱지를 붙인김에 좀 더 파격적인 마무리를 보여줬으면,
독특한 영화가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나마 심상군.. 아니 심혜진씨가 오랜만에 영화에 나왔다는 것이 위안이었습니다.



2. 방가? 방가!
얼굴이 좀 가무잡잡하고 키가 작은 한 청년의 취업과 사랑에 관한 영화.. 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다인종 문화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갖자..'라는 주제를 말하고 있는 것 같긴합니다만,
역시나 전달하는 방식이 좋진 않은 것 같습니다.
뭔가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려 하다가도 움츠러드는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조연들의 과거사를 약간 코믹하게 그려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류의 코미디 영화에서 나타나는 상투적인 요소를 약간씩 비켜가려는 노력은 보였습니다만,
비켜가기만하고 제대로 마무리 하진 않아서, 전체적으로 좀 붕 뜬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민감한 소재를 심각하거나 신파적으로 풀지 않았다는 것은 괜찮았습니다.



3. 트랜스포머3
보는 내내 새로운 여주인공이 어색해서 힘들었습니다.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꽃마차 같은 느낌이랄까..
막 다른 장면나오다가 여주인공이 나오면 전혀 다른 영화의 일부를 보는 느낌이었달까..

이전작들보다 스케일이 커졌다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그다지 스케일이 크다는 느낌도 모르겠습니다.
뭐 물론 세계 각지에서 '소환'의식을 거행하긴 하는데,
그 소환되는 위치가 범세계적이지도 않고..
이전작에는 중동지역도 나오고 이집트도 나오고 그랬는데..

어찌어찌 우겨서 4편이 나온다해도 시리즈 자체의 생명력은 메간 폭스와 함께 끝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캐러비안의 해적4는 그나마 좀 괜찮았는데,
트랜스포머는 어째 편수를 거듭할수록 이렇게 안좋아지는지...



4. 도쿄!
봉준호,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 세명의 유명한 감독이 만든 단편을 모아놓은 영화입니다.
영화제목이기도한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오로지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그 나름대로 의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봉준호의 이야기는 봉준호 답게 디테일하지만, 동시에 봉준호 답지않게 약간 밋밋했습니다.
아오이 유우의 매력이 좀 가려진 느낌??
오히려 미니시리즈나 장편영화로 만들었으면 주제 전달이 더 잘 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미셸 공드리의 이야기는 소품답게 잘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그린호넷에서 좀 실망을 했지만..)
'꿈의 과학'같은 소품영화에는 확실히 장기를 잘 살린다고 해야하나..
주변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점점 없어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판타지스럽게 잘 매듭지었습니다.

레오 까락스의 이야기는 기괴하고 임팩트있습니다.
레오 까락스+드니 라방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초반 장면은,
드니 라방이 얼마나 좋은 배우인지 보여줍니다.
또한 레오 까락스라는 이방인이 바라보는 일본의 모습을 풍자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세 작품중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입니다.


쓰다보니 또 길어진 것 같군요.

위에 썼던 영화제목만 써보면,

1. 페스티발(한국)
2. 방가? 방가!(한국)
3. 트랜스포머3(미국)
4. 도쿄!(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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