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남자가 트위터에 '스마트폰 갖고싶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팔로워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는 남자에게 스마트폰을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남자는 비싼 스마트폰을 선물해준다는 팔로워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남자와 팔로워는 서로 스마트폰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와이파이가 잘터지는건 어느 통신사고, 스마트폰 기종은 어떤게 좋고.

어플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스마트폰의 기본 설정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대화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쯤, 팔로워분이 말했습니다.

"원래 70만원짜린데. 특별히 35만원에 드릴게요."

남자는 어이가 없어졌고, 곧장 전화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트위터에 팔로워의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2.

남자는 지금까지 핸드폰을 여러번 분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 핸드폰을 얻거나, 구입했습니다.

남자가 핸드폰을 분실한 횟수는 자그만치 네번에 이르렀고,

한번은 지갑까지도 잃어버려 되찾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위 내용에서 '핸드폰'을 '고양이'로 바꾸어 보죠.


2.는 확실히 남자의 잘못입니다. 생명의 무게는 핸드폰같은 기계덩어리 처럼 가볍지 않죠.

책임지지 못할것이라면 기르지도 말아야 했습니다.


1.은 과연 남자의 잘못일까요?

여기서 대화의 주 내용이 '핸드폰'이든 '고양이'든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사람'과 '사람'의 문제입니다. 먼저 접근해 온 사람에게 난데없이 마지막에 금전을 요구당했죠.


고양이를 여러번 잃어버린 남자가 새로 고양이를 분양받으려는건 잘못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팔로워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금전을 요구했습니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해도 타인이 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자의 2.라는 잘못에 묶어 1.의 행동까지도 손가락질을 합니다.

확실히 남자가 2.라는 잘못을 지었으니, 1.또한 남자의 잘못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2.와 1.은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하는 의문 또한 남습니다.


만약 남자가 이번에 거래하려 했던 물건이 정말로 '스마트폰'이었다면,

지금처럼 남자가 손가락질을 받았을지가 의문스럽습니다.



전 이 미묘한 문제의 답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