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비디오게임으로 나온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승부수를 던졌다.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기업을 천명한 때부터 이 승부는 예견돼 있었던 것. 엔씨소프트가 비디오게임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디오게임기 시장진출은 엔씨소프트가 2001년부터 조심스럽게 추진하던 숙원사업중 하나. 회사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게임기 시장진출에 대한 팽팽한 대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엔 관련회사와의 적극적인 협력과 시장상황 조사 등 숨가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팽팽했던 내부 의견조율을 끝내고 경영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린 듯하다. 일부에서는 김택진 사장이 직접 나서 비디오게임기 시장진출을 독려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는 국내에 있는 비디오게임 개발인력을 대거 모집하고 있으며 일본업체와의 제휴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미 몇몇 업체의 개발자들이 대거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비디오게임 개발인력을 대거 스카웃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비디오 게임업체 K사의 직원들 일부가 엔씨소프트의 개발의사를 확인하고 이미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인력보강작업 박차
엔씨소프트가 비디오게임 시장을 공략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부터. 당시 엔씨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리니지’를 X박스용으로 개발하는 NDA(Non Disclosure Agreement)를 체결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국내 업체들이 X박스 개발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는 동안 조심스럽게 시장을 분석해왔다. 국내 상황이 안좋았던 것도 있지만, 비디오게임기의 온라인기능이 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2와 X박스가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출시하면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X박스가 라이브기능이 발표되면서 ‘리니지2’의 X박스 컨버전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런 엔씨소프트가 현재 자체적인 개발인력 확충에 나섰고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은 올해가 비디오게임 시장에 진출할 호기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간을 끈 ‘리니지’가 기회를 놓친 것에 반해 ‘리니지2’는 국내에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다양하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개발인력확보 등 오래전부터 비디오게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올해가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며 “시장조사 차원으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관심은 시기와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X박스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씨소프트는 최근 MSN게임팅을 최근 시장에 선보이는 등 공동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가 유력한 이유다.

특히 X박스는 ‘리니지2’와의 궁합이 잘 맞는 플랫폼이다. ‘리니지2’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것부터 그렇다.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해 X박스로 출시된 ‘언리얼챔피언쉽’이 이를 잘 증명한다. X박스가 윈도우 기반으로 제작된 것도 큰 잇점이다.

국내 게임개발자들에게 익숙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사업을 적극 협력하고 있는 것도 X박스 활성화를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리니지’ 시리즈의 X박스 컨버전 시도는 여러차례 있었다”고 전제한 후 “아직까지 정식문서로 이를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뜻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글로벌기업 선언한 이상 비디오게임 개발은 필수"
글로벌 기업을 천명한 게임업체로서는 대외적으로 비디오게임 시장진출은 필수다. 현재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을 천명한 한국 게임업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닌텐도의 겜보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와 같은 게임 비디오게임기와의 경쟁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엔씨소프트는 미국 게이머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실패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일부 미국 기업들을 인수, 미국인들의 입맛에 맛는 게임을 고안해내고 있다.

그러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비디오게임 플랫폼이 온라인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온라인 기능으로는 경쟁이 될 수 없다.

1년 전까지만해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와 같은 게임기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아직 인터넷 게임이 대중화되지 않은 미국, 일본, 유럽 각국들의 인터넷망 확충에 달려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각각 X박스2, 플레이스테이션3를 2006년도 경에 선보일 계획임을 밝히고 있어 자칫하다간 또 한번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올해내에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지않을 경우, 게임기시장의 변화를 다시 관망해야 한다. 엔씨소프트가 움직임이 서둘러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게임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비디오게임기의 온라인기능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미국, 유럽 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을 선언한 이상 비디오게임 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엔씨소프트의 비디오게임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출처 : 경향 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