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에 미리니름이 은연중에 들어갔을지도 모르니 주의하세요)













최근 봤던 영화 몇개에 대한 리뷰입니다.
1. 서커펀치
2. 위험한 상견례
3. 마법사의 제자
4. 본즈 시즌6(미드)

1. 서커펀치
영화300으로 시작된 잭 스나이더의 영상미는 마치 카레라이스 같습니다.
간혹 먹으면 맛있고 나름 건강에도 좋지만 한솥 끓여서 계속 먹으면 좀 질리는 그런 느낌.
분명히 액션 영상은 멋있고 디테일도 있고 동선도 나름 잘 짜여져 있어서, 눈은 즐겁습니다만
최근 몇년간 그의 영화들을 계속 봐온 사람들에게는 조금 식상한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300이 비교적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백인 우월주의 혹은 쇼비니즘 논란은 있었지만,)
그 나름의 비장한 스토리 라인과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스포츠 광고 같은 화려한 영상미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스토리는 그래도 어느정도 검증된 비주얼 노벨이었기도 하고요.

그런데 서커펀치는 그 두가지를 놓쳐버린듯 합니다.
스토리는 조금 밋밋하고, 주요인물들은 쉽사리 파악하기 힘들거나 개성이 희박한데다 후반부에 너무나 쉽게 소비됩니다.
영상미는, 좀 심하게 말하자면, 광고의 컷들을 모아놓은듯 합니다.
각 액션 컷이 끝날때마다 스포츠 음료나 에너지 음료같은게 화면에 같이 나와도 위화감이 없을정도랄까.
5개의 아이템을 찾는 무대도 썩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분명히 각 아이템별로 시대나 테마는 다른데, 색감은 한가지로 똑같다보니,
한편으로는 '다글 같은 곳 같은데 한꺼번에 다 찾으면 되겠구만..'이란 생각도 들게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사실 잘 모르겠는데,
전투신들을 보면, 소총 파지법 같은 전투훈련을 참 열심히 받았겠구나.. 라는 생각은 듭니다.

본디 이런 영화는 아무생각없이 보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좀 어수선한 탓인지,
몇몇 액션장면 말고는 그리 기억에 남는게 없군요.

2. 위험한 상견례
갱상도(경상도)와 즌라도(전라도)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재미있습니다.
배경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만,
일부 패러디들은 2000년대 이후의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영화의 타겟이 조금 한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90년대 초반을 추억하는 동시에 최근의 패러디 개그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잇대라면,
30~40대 정도랄까요..
20대들에게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갈등이 피상적으로 밖에 다가올수 밖에 없을테고,
어르신들에게는 요즘 패러디 개그를 이해하기 힘들테고요.
한편으론, 잡채처럼 재미있는 요소를 다 넣으면 다양한 나잇대의 사람들이 즐길수 있지 않느냐라고 생각할수 있는데,
코미디에 웃기 위해선 공감이 필수적이고, 그 공감을 놓치면 이도저도 아닌 짠맛없는 소금이 되어버리기 쉬운데,
이 영화는 그런걸 조금 간과한듯도 합니다.
어쨌든, 저는 비교적 즐겁게 봤습니다.
송새벽씨의 어눌한 연기를 러닝타임 내내 보게 된 것도 처음이지만,
(전)아마추어 복서이자 충청도 출신인 이은래씨(이시영)는 의외로 경상도 사투리를 비롯해서 전반적인 연기가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조연들중 아버지역할을 맡은 백윤식, 김응수씨의 연기가 주연들과는 색깔이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분다 연기를 잘하는 분이긴하나, 조연은 결국 주연을 받쳐주는 연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뭐 지나친 신파같은게 없어서 전반적으로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깔끔하게 마무리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깔끔한 마무리가 사람들의 기억에 많이 남지는 않겠지만..

3. 마법사의 제자
이건 본지 좀 되었는데, 이제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모티브는, 본 영화의 제작사인 디즈니에서 1940년도에 만든 고전음악 애니메이션인 '판타지아'에 나오는 에피소드중 하나인,
'마법사의 자자'라는 군요.
그런데 영화와 모티브 사이의 연결점은 매우 희미합니다.
훌륭한 배우들은 디즈니의 이름아래 쉽사리 소모됩니다.
모니카 벨루치의 역할은 영화 '그림형제와 마르바덴 숲의 전설'에서보다 더 작으며,
알프리드 몰리나는 끝까지 나오긴 하는데 몸개그 좀 하다가 그냥 속편암시용 역할밖에 못합니다.
최근 헐리우드 영화에서 몹쓸 유행이 도는데, 그중 하나가 속편을 염두해둔 연출입니다.
속편을 염두해두고 연출하다보니, 뿌리는 복선은 많은데 정리하진 않고
캐릭터 설명만 하다가 끝나거나 용두사미식 연출을 하기도합니다.
마법사의 제자가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분명히 속편이 나올 것 같은 영화인데, 만들어놓은게 그렇다보니 흥행도 못하니..
치고빠질때를 잘 알고 있는 디즈니에서 돌아볼리가 없죠.
어쨌든 지금 기억나는 것은, 기계 독수리 밖에 없군요.

4. 미드(미국 드라마) 본즈 시즌6
뭐 아직 보는중이긴한데, 중간평가를 하기 위해 좀 써보려합니다.
csi같은 '분석형 수사물'의 외형을 갖추고 있긴한데,
속을 까보면 밀당 마라톤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시즌 중간중간 간접광고(PPL)가 꽤나 많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영화 아바타 광고(본즈 등장인물중 아바타에 나오는 사람이 있음)
토요다의 프리우스 자동차, 다른 미드 광고 (에피소드중 전혀 다른 팀이 활동함)

아무튼 시즌6의 큰 흐름은, 주인공 남녀의 친밀도 쌓기의 마지막인듯합니다.
친구와 연인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 파트너들은, 누구보다 친한 동시에 멀더와 스컬리만큼 이어지지 않습니다.
시즌제 미드의 특성은,
큰 줄기가 되는 스토리가 있고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을 이루는 자잘한 이야기로 구성되는데요.
본즈의 미덕은, 큰 스토리가 주인공 남녀의 러브스토리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시즌별로 굵직한 줄기가 있긴합니다. (잡히지 않는 연쇄 살인범이라든지)
그러나 시즌6은 그런것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시즌6의 마지막이 더 기다려집니다. (현재는 시즌 종료가 되긴했습니다)
또 하나의 미덕은 수사물로서는 꽤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도 이 게시판에서 표현한 것 같지만, 좀 더 여성적 혹은 가족적인 느낌이 강한 미드입니다.

이번엔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비교적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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