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나는 가수다'를 간단히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해가는 프로젝트를 일으키려는 제작진의 고뇌가 보인다'
정도 입니다.

이미 몇주전부터 다 알려져버린 새로운 가수들을 포함한,
방송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역시나 좋았습니다.
매니저(박명수, 이병진 등등)들도 지나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근데,
제작진들은 여전히 애처로워보였습니다.
굳이 자문위원들의 회의모습을 보여줬던 것이라든지..
멤버교체+리뉴얼이후 첫방을 그냥 '보여주기 축제'로 정해버린점이라든지..

슈퍼스타k나 위대한탄생 같은 경우는,
가수가 아닌 사람들이 점점 가수로서 거듭나는 성장과정을 시청차가 함께 느껴가는 맛이 있고
동시에 시청자들은 직/간접적인 심사위원이 되어서 (적어도 tv앞에서는) 스스럼없이 비난하거나 박수칠수 있는반면,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는,
'캐릭터 성장'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희박하고, (김건모의 환골탈퇴를 볼수 있긴했음)
수잔보일이나 폴포츠같은 심사위원들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할수도 없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최상의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끔 비춰주는 방청객의 표정처럼) 그냥 경이로운 눈길로 감탄하다가 가수와 노래를 평가해야합니다.
기존의 '오디션 방송'만의 매력인 처음부터 끝까지 냉철한 평가를 하기가 힘들수도 있을듯합니다.

또한, '가창력'있는 가수들의 경합이다보니, 음악의 장르에 제약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일렉트로닉 장르나, 헤비메탈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 것 같고요.
인디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가수다'프로젝트는 태생적으로 한계성을 갖고 시작했던 방송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한계성을 훌륭한 가수들이 그들의 능력으로 가려주고 있지만,
이 방송이 어떻게 끝맺음을 할런지는 참으로 걱정됩니다.
여러명중 1등을 뽑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7명의 가수들을 계속보여주며 한명을 떨어뜨리는 구조라서 끝맺음이 모호하기때문입니다.

뭐 어쨌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훌륭한 가수들이 소모적으로 평가절하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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