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골에서 소만 키우면서 살다보니 어디 나갈일이 거의 없어요.
한달에 한 두세번 나가다보니 옷을 살 이유가 없어서 옷을 안샀는데...
문제는 정장 한 벌도 없다는 겁니다.
언젠간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갑자기 정장이 꼭 필요한 일이 생겼어요.
부랄친구의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고 연락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하루라도 일찍 알았으면 당장 나가서 아무거나 사입고 올라갈텐데...
하필 또 이제서야 연락이 왔고,
내일 오후에 올라가자고 하는데, 일은 꼭 한꺼번에 터진다고
저희 아버지께서도 낙상하셔서 일을 못하시는 중이라
제가 혼자 일을 다 해야하거든요.
오전엔 어디 나갈 수가 없어요. 당연히 옷사러도 못가요.
일을 죽어라 해서 최대한 빨리 해치운 후에 곧바로 친구 아버지 빈소에 찾아가야 하는데...
정장이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꺼먼옷 아무리 뒤져봐도 꺼먼 청바지와 꺼먼 잠바 뿐인데...
이런 옷 입고 가도 실례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