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에는 ㅁㅅ반점이라는 중국집이 있습니다.

내년이면 40년 정통의 중국집으로 이 동네에서는 제법 유명한 중국집이죠.

1대 주인이 중국 화교 출신의 할아버지로 알고있고, 대대로 대물림 하면서 운영을 해오는 집안이었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자장면의 맛이 참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또한 음식도 푸짐하게 내놓기 때문에 괜찮다고 느낀 곳이었고, 평소 애기들을 데리고 자주 외식도 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주인 할머니께서 일선에서 물러나시고 아들인가 하는 사람이 운영을 하기 시작하자 음식 맛이 확 떨어지는 기분이 들더군요.

솔직히 면 맛은 그리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른 음식들의 맛도 그리 변하지 않았어요.

문제는 양입니다.

예전엔 셋트메뉴인 자장2 탕수육1을 시켜도 탕수육이 제법 많이 나왔는데, 이제는 시키면 탕수육 작고 길다란 걸로(저는 처음 보고 오징어 튀김인줄 알았습니다.) 20조각에 군만두 5개 정도가 나오는게 고작입니다.


뭐, 솔직히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워낙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값이나 소고기 값이 폭등을 해버리니 그런 것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게다가 셋트메뉴로 얼마나 많이 오겠냐는 반 체념적이 생각도 자주 했던지라 불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깐풍기를 시켜봤습니다.

솔직히 22,000원이나 하니 나름대로 푸짐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배달 온 깐풍기를 세어보니 그야말로 황당하다는 말 밖에 안 나왔습니다.

2만원 돈이나 받아먹었으면, 최소한 수북하게는 아니더라도 그릇이 가득할 정도로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뭐... 깐풍기 20조각이 다입니다.

그렇다고 덩어리가 큰 것도 아니고, 마트나 분식점에서 판매하는 닭강정볼 수준의 크기로 20조각입니다. 한 입에 쏙 들어가더군요...

맛이 특출나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릇에 다 차지도 않습니다. 곳곳에 빈 곳이 보이더군요... 차라리 이 돈으로 치킨을 시켜먹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조카놈이랑 술 안주겸해서 시켰는데 오히려 술 맛이 싹 달아나더군요... 두 번 다시는 그곳에서 시켜먹진 않을 것 같습니다.

뭐, 아예 안 시켜먹겠다는 것은 아니고, 우리 동네에 음식점이 그곳 밖에는 없어서 외식할 거리가 마땅치 않다면 먹겠는데... 적어도 제가 죽기 전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경험한 셈치고 돈 지불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괜찮은 단골집 하나 버리는 기분이라 조금 씁쓸하기는 하네요.

그 집이 유명하고 단골이 많은 이유가 맛있고 오래 운영한 것도 있지만, 양을 푸짐하게 주는 영향이 무시 못할 정도로 큰데... 새 주인은 왜 그리 깐깐하게 장사를 하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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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