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팀 : 언제나 그랬지만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p00x : 네. (주)IMCGAMES 디자인팀에서 배경컨셉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p00x라고 합니다.

운영팀 : 스크린샷이 공개됐을때 배경에 대한 언급이 많았습니다. 어떤 느낌이었는지.

p00x : 음. 스샷에서 공개된 배경이미지는 게임 전체적인 배경컨셉보다는 별로 특징없는 이미지였는데. 앞으로 게임이 나왔을 때는 좀 더 GE만의 독특한 배경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실제 데이타를 제작하시는 훌륭한 3d디자이너분들이 있어서 아마 멋진 세계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GE에 등장하는 도시 리볼도외 시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된 상점가 디자인

그 내부는 아마 이런 느낌? 이 될 듯


운영팀 : 본인만의 디자인 컨셉은? 그리고 꼭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라면?

p00x : 음. 좀 추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으나. 영화나 소설등에서도 멋진 가상의 세계들이 존재하지만 실제 현실의 뉴스나 신문을 보다보면 영화나 소설에나 나올법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느끼는 감정은 영화와 소설을 보는 것과는 다른 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때론 충격일수도 있구요. 그런 것들을 GE에 표현하고자 합니다.


특별공개..! p00x의 개인작품#1. "산책길에 만난 소녀들"
운영팀 주 - 화성을 산책한 모양

특별공개..! p00x의 개인작품#2. "휴양지 호텔 앞에서"
운영팀 주 - 과연. p00x가 현실의 뉴스나 신문을 보며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단 말인가...


운영팀 : 개인작품 잘 봤습니다. 가히 심오하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GE의 컨셉은 17세기의 유럽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른 게임이나 기타 환타지 소재의 작품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요?

p00x : 좋은 질문입니다. 17세기라는 구체적인 숫자는 '이것은 환타지니까'라는 말로 설명이 어려운 애매모호한 개념들을 뭉뚱그려 버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컨셉의 모델이 되는 시대를 적시한 것입니다. 저희가 컨셉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중세가 아닌 근대가 모델이다" "이것은 환타지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물론 게임인 이상, 환타지를 아주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환타지가 넘치는 시대에서 환타지물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이기도 하고.. 설정상에서의 치밀함은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이라서요.

운영팀 : 오오. 매우 기대되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지?

p00x : 여행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가시간에 새로 생긴 bar나 클럽,음식점,집들도 가구요. 음악도 많이 좋아하고 이상한 콘서트장(독특한 비쥬얼과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곳)도 찾아 다닙니다. 심야영화도 자주 보구요.

운영팀 : 디자인 컨셉을 잡기위해 해외출장까지 감행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곳을 다녔으며 어떤것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었는지.

p00x : 작년에 해외출장은 아니고 그냥 휴가기간과 주말에 유럽과 일본 다녀왔습니다. 유럽은 로마,베니스,파리 다녀왔고. 일본엔 마릴린 맨슨 공연과 동경겜쇼 보고 왔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인상적인 기억은 서울 반대쪽 햇살을 받으며 지는 해를 보았던 산 마르코 광장과 신문지들로 뒤덥혀 있던 로마의 밤거리...
뭔가 작업상의 삘을 받기 위해 일부러 휴가를 내서 단독 유럽투어를 감행한다고 선언했는데 회사에서는 10원도 지원 안해주더라구요.

운영팀 : 잠깐. 꽤 추억에 잠긴듯한 눈매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행중에 자체제작한 p00x 스티커를 유럽 전역에 강제 배포했다고 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문제의 p00x 스티커. 원하시는 분은 이것으로 스티커를 제작하면 된다


p00x : 음. 그건 꽤 개인적인 일인데. 꼭 유럽에만 한 것은 아니고 한 1년 전부터 돌아다니다가 인상적인 곳들에다가 제 스티커를 붙여놓고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재개발로 없어질 아파트나 청계 고가.유명한 건축가가 만든 건물들. 한번은 대사관 건물에다 붙였다가 법에 위반된다고 해서 혼난 적도 있고.. 암튼 개인적인 기록이지요

<여기 로마에도>

<저기 베니스에도>

<거기 르브르에도>

심지어 몽마르뜨에도...온 유럽 천지가 p00x 스티커.
싸우지 말고 친하게 지내자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운영팀 : 자꾸 보니 갖고 싶어지는군요.. 암튼, 보통 여행갈 때 입을 옷가지를 한보따리 싸가는게 일반적인데, 아마 베낭안에 저 스티커로 가득 차 있었을 것 같군요. 이런 짓을 하면 어글리 코리안이 된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는지요.

p00x : 잘 떼어지는 소재로 제작되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게다가 유럽에선 쓰레기를 적당히 버려줘야 청소하는 분들도 먹고 살 수 있다고 하길래 그만..


아니나 다를까 책상앞에도 "we are very close now..!" 자기 최면 효과를 노린 듯.


운영팀 : 그럼 다시 개발 얘기로 돌아가서. 작업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요?

p00x : 먼저 ①아이디어 스케치를 거쳐서, ②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삭제할 것은 삭제하여 ③완성→3D모델링팀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중입니다.


이것이 아이디어 스케치인 모양. p00x의 방에는 이런 그림들이 산더미처럼 널려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하게 색을 입혀본 개발자료

운영팀 : 예. 그렇군요. 잘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GE를 기다리는 모든 분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p00x : 흔히.천재가 탄생하면 온 세상 사람들이 재밌어 하지요.(...라며, 전혀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던지며 인터뷰를 끝냈다)

마지막으로, p00x의 작업현장 공개


출처: 그라나도 에스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