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옮기고 나서, 대략 차 끌고 20여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단골이었던 손님이 아들을 끌고 물건을 사러 오셨습니다.
봄방학이라 한가하고 해서 카운터에 앉아서 갓워즈 삼매경....
같이 온 손님 아들이 빤히 구경하다가 갑자기 뭔가 대단한거라도 봤다는 듯 제 폰을 보고
우와, 아이폰이다! 이러더군요....그러더니 슬며시 눈치를 보며 구경을 하겠다길래 건네줬더만
이거저거 어플 건드려보고 재밌어하더라구요...단골 손님은 어무이하고 대화 삼매경;;;
그 애는 꼼짝없이 대화 끝날때까지 제가 챙겨야 하는데 뭔가 관심가진 물건이 생겼다니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죠.
얘가 화장실에 갑자기 가고싶다고...근데 화장실 열쇠가 여자화장실 열쇠뿐이라.....
애 데리고 여자화장실 델다줬는데, 임마가 고 나이에 내외한다고 절 내쫓고 문을 잠그더만요.
그러고 잠시 후.....그 아이가 제게 돌려준 아이폰은...어흙흘거머ㅏㅗㄴ?ㅣㅏㅓㅏ
게임한다고 변기에 앉았다가 휴지 쓴다고 무릎위에 폰을 놓고 그대로 움직였대요...
다리 사이로 퐁당....아아악!!!!!!! 내 폰을 X물에 담그다니!!!!!
여자 화장실이라 앉아서 작은 볼일을 봤다고 해도 으악 ㅠㅚㅏ나ㅣㅓ이럴순 없.....
그래도 잘 말려서 잘 닦으면 되지 않을까 고심을 했는데....
임마야가...지도 더러운게 묻은걸 알았나봐요........
더러우니깐 손으로 꺼내는것도 한참 망설이다 꺼내서...
세면대에 물을 틀어놓고 제 폰을 박박 씻었더군요.......
돌려받은 폰이 무거웠어요...꿀렁꿀렁했구요.......
무엇보다, 충전기 꽂는 자리에서 물이 주르륵 나왔을 때 저도 같이 울고싶었어요.......
근데 어이가 없어서 지금도 웃음이 먼저 나요......허허허허헣......
이게 절대 웃는게 웃는게 아니거든요........
빌어먹을 약정 물려서 한번에 완불하지도 못하게 해서
기계값 할부도 남아있는 귀하신 폰이 오늘 숨졌어요.
아무 문제도 없는 줄 알고 해맑게 웃는 꼬마놈을 확......
그러다가도 또 그 손님 10년째 보는데 이 일로 우리 엄마 좋은 친구 잃나 싶어서
대놓고 물어내시오 하지도 못하겠고.....;;;;;
리퍼폰 알아보니 침수로 인한 고장은 대략 30만원~그 이상을 내야하더군요...
그냥 침수 관련해서 수리해주는 업체를 찾아볼까봐요.
아, 당장 내일부터 갓워즈 어케 하지....출퇴근할때 심심한데...ㅠㅠ
지금 제 폰 액정에 하얀 사과가 떴다가 팟 하고 사라지네요.
이게 말로만 듣던 회광반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