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것을 거대기업 vs 영세상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각적 거대기업 vs 전문 프렌차이즈의 싸움으로 보고 있고요.
그사이에 영세상인들이 끼어있는 거지요. 그 영세상인에 15000원짜리 닭을 파는 업주들은
넣지 않습니다.


우리가 동네마트나 영세업자를 죽이는 거대자본전략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웃의 호구지책을 걱정해서가 아닙니다.

먹고사는 것은 다 본인의 할 탓이고, 우리는 엄연히 소비자란 말입니다.
소비자로서 피해를 보는 시장횡포를 조심하면 될일이지 치킨집을 하는 일가친척이 없는이상
그것에 분개하는 것은 이유로서는 불충분하지요.

예를들어 거대비디오 가게 하나가 동네비디오대여점을 모두 망하게 하는 저가정책을 한후에
혼자남아서 가격을 맘대로 정한다면 이것은 소비자로서 그 '시도'때부터 분개해야할 일이 맞습니다.



이번에 비추어 봐서 롯데치킨 또한, 영세업자들의 동네치킨을 망하게 할 전략이라면
이 또한 분개해야할 일이 맞습니다만,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주위를 장악한 것은 동네치킨이 아니라 거대 프랜차이즈 치킨망입니다.

애시당초 치킨이 5000원에 팔 수 있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18000원까지 올라가는 가격으로 팔았다면
물론 그 이익은 점주들이 아니라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할지라도 지금의 롯데마트때문에
점주들이 죽어나가는건 롯데마트가 아니라 애초 프렌차이즈 본사의 원죄 때문인겁니다.
롯데마트로서는 거대프렌차이즈의 불합리한 가격구조에 경쟁상품을 런칭 하는 것이 상도적으로도
소비자에게도 전혀 문제가 안되는 일입니다.

물론 10% 이하의 동네치킨집(프렌차이즈 아닌)이 껴서 죽긴 하겠지만 애초부터 90%는
거대자본들의 싸움일 뿐인겁니다. 다만 동네점주가 프렌차이즈 측의 인질로 방패막이가 되어서
여론의 힘을 이끌 뿐이죠.


우리가 치킨관계자가 아닌이상, 현재의 시장을 흔들어서 결과적으로 치킨가격이 오를 상황일때
우리는 분노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지금의 상황은 롯데마트가 프렌차이즈를 없앤후에
치킨값을 독점하고자 저지른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군요. 흔히 말하는 독과점의 폐혜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란 말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동안 프렌차이즈라는 말도안되는 가격구조를 통해서 소비자의 지갑을 털어가고
동네영세 상인들의 주머니도 털어간 프렌차이즈 횡포에서 롯데마트라는 또하나의 호랑이가 나타난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피자와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현재 피자 프렌차이즈들은 저가정책을 통해 우리에게 동네 저급피자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치킨처럼 말도 안되는 가격을 해먹는 것이 아닙니다. 도미노등의 비싼피자와 5천원 동네피자가
공생하는 환경에 이마트피자가 업주와 영세프렌차이즈를 힘들게 하는것과는 달리.

값싼 동네치킨 프렌차이즈가 부족한 현실에서(열에 겨우 한둘 정도가 현재 남은 저가치킨 프렌차이즈죠)

이건 가격횡포독점을 하던 시장에 대한 롯데마트의 도전장일 뿐
소비자의 분노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일인 것입니다.


*  *  *
물론 제 말은 전제가 필요합니다.

5000원짜리 롯데치킨이 충분한 퀄리티를 낸다고 가정했을때입니다. 그게 아니면 소비자우롱하는 나쁜놈들이고요.

또한 그 90%의 치킨게임에 무시할 수 없는 동네치킨과 저가프렌차이즈가 죽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아니죠.


가격구조를 이야기하시는데,
서울에만 10군데 이상의 매장에서 300개이상 공급받는 생닭이니
하루 3000개 이상인데
롯데마트가 과연 얼마에 공급받을까요?
우리가 사는 그 가격에 롯데마트도 공급받을까요?
롯데마트로서는 충분한 수익이 나는 장사인겁니다.


물론 그 공급가 대느라 죽어가는 농가때문에 롯데마트를 욕할 수는 있겠죠.
또한 둘의 치킨게임에 죽어가는 10%의 동네치킨을 옹호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18000원짜리 BBQ등을 편드는 건 에러입니다.




우리가 동네이웃을 걱정하는 것이 라니라 소비자라는 위치에서만 생각해본다면
이번 롯데마트건은 사실 누굴 편들일은 아닙니다. 소비자로서 분개할 이유도 별로 없고요
전 오히려 과열된 프렌차이즈의 가격올리기가 도를 넘어서니 승산이 생긴 자본이 들어온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시장구조가 2중으로 안정을 가졌던 피자시장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