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겠습니다.

먼저 논의의 발단은 "타협해서(혹은 적당히/현실적으로 눈낮춰서) 결혼한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라고 생각한다"

이 문구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쾌하게 받아들여졌고, 저는 '타협' 이라는 단어를 쓴것이 딱히 틀린 말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것이 왜 그렇게까지 불쾌하게 받아들여질까? 의아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건 이성적이고 산술적인 문제라기 보담도 정서적인 문제에 좀더 가까웠던 것 같고, 그런 점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인간만도 못한 저는 일단 여러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아직까지는 뜻을 굽힐 생각은 없고 여러분들의 반론을 받아서 오히려 이론을 좀더 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모든 선택! 이라고 하기는 좀 오만방자한 것 같습니다만, 대부분의 선택은 일련의 타협과 협의의 결과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모두 (라기보다는 대부분) 자신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서 좀더 높은 가치를 보상받기를 원합니다.  
오늘날의 상거래는 가격이 대부분 명시되어져 있기 때문에, 상거래 과정에서 타협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만, 거래 가격이라는 것이 명시되어져 있지 않던 시기에 타협은 어느 정도 일반적인 것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지불하는 돈의 가치가 더 높다.  아니다 내가 가진 물품의 가치가 더 높다 이러면서 아웅다웅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결혼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 역시 거래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타협의 매커니즘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보구요.

그러나 이 매커니즘이 기계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유는 이것 자체가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게 됩니다.  우선 첫번째로는 소위 말하는 '조건' 이 되겠죠.
외모, 재력, 성격, 취미, 종교, 지성, 기타 등등.....
이 여러가지 요소들이 '조건' 으로서 기본적인 가치 기준이 되어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이 기본적인 가치 기준이 된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때로는 거짓말을 하고, 내숭을 떨며, 외모를 뜯어고치곤 하죠.  이러한 기만전술들로 인하여 가치 판단은 처음부터 힘들어집니다.
또한 개개인별로 각 요소에 대해서 할당하는 가산점이 틀리므로 이를 계량화하여 판단한다라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일이죠.

두번째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타이밍' 입니다.
타이밍은 연애라는 것을 굉장히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거래도 타이밍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비싼 고급요리라도 배터지게 밥먹고 나온 사람한테 바로 들이밀면 그건 10원을 지불하고 먹을 가치도 없듯이, 연애는 이 타이밍이 더욱더 중요한 거래입니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기분이 지금 웃고 싶은데 우울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이건 정말 가치가 없는거고, 상대방의 기분이 지금 울고 싶은데 웃기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이것역시 가치가 정말 없는거죠.
이 타이밍을 잘 맞추는 사람들이 연애의 프로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건 눈치와 감각 이런게 없으면 정말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타이밍만 잘맞추면, 마치 주식잘하는 사람들처럼 장이 폭락장일때 싼값에 주식을 구입하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1차적인 가치가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자신보다 훨씬 1차적인 가치가 높은 사람의 마음을 살수가 있는 겁니다.
(참고로 전 첫번째 요인도 딸리지만, 이 두번째 요인에 대해서는 더할 나위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애를 못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세번째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잠재능력' 입니다.
이건 대개 남자보다 여자가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이 더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한데, 이 남자가 지금은 초라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어떻게 더 크게 발전할지 모르는 것이고, 또 지금은 잘나가지만 나중에 어떻게 더 크게 망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가치 판단이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해지는 것이죠.
그래서 보통 보면 어느 정도 뻥카치고 허풍을 동반한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단기적으로 인기가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죽어도 이 짓 못합니다.)

네번째로 흔히들 착각하기 쉬운게....사랑에 빠져버리게 되면...이건 전 '거래가 성사되었다' 라고 판단합니다.
이건 제 경험이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의 경험만을 토대로 한것이기 때문에 좀 논지가 부족해서 무너지기 쉬운 이론이긴 한데...;;
사랑에 빠지면 옆에 아무리 김태희 같은 사람이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지죠.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일단 호르몬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고, 사랑을 성사시킨다라는 것 자체가 워낙에 힘들기 때문에 그 성벽을 뚫고 들어왔으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안정감을 얻는데 이것자체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며, 이는 곧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어느 정도 헛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는 개인적인 가치관과 소명의식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건 지금 업무하라고 팀장님이 닥달하시므로 내일 마저 쓰겠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