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자주가는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그 카페에는 올해 21살 먹은 부운영자가 있는데... 이 사람의 허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뚫을 허세입니다.

처음에는 21살인데 와이프가 있다.(기혼자라는 뜻) 그리고 3개월된 애기가 있다 였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의심하지 않았지요. 고등학생도 결혼하는 세상인데 21살에 결혼한게 뭐가 그리 큰 대수라구요.

하지만 이어지는 다음 말은 자신이 피시방을 4군데를 경영하고 있으며, 와이프는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다.


지방이지만 우연히 구한 자리가 번화가 중심지라서 장사가 매우 잘 되기 때문에 한 달에 7~800만의 순이익이 나온다. 라고 하네요.

물론... 이것도 솔직히 그리 의심하진 않았습니다. 편의점 순익부터는 살짝 의심이 가기는 했지만 21살에 가게를 경영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다만 저는 모든걸 처음부터 쌓았다기보단 집안이 좀 부유해서 지원을 많이 해주었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리 돈을 모았나요?" 라구요.

솔직히 돈이야 저 역시 가족들 입에 풀칠할 수는 있을 정도로 벌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자본이라는게 많으면 많을 수록 좋기 때문에 사실이라면 귀동냥으로 알아듣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별 말을 꺼내지 않고 그저 고등학생 때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익라고 생각이 드는데... 주식대박이라도 터지셨나요? 아니면 로또 1등이라던가 혹은 집안이 부유하시던지..." 라구요.

그랬더니 그런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하네요. 음... 그렇다면 신빙성있는 것은 알바라던가 뭐 이런 것으로 돈을 모았다는 것인데...

이 사람의 와이프라는 사람은 뭘 했는지 모르겠고... 솔직히 와이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같이 찍어서 올리는 사진도 없고 사진 1장 이후로는 다른 어떠한 것도 올라오질 않고 있거든요.

무엇보다 카페 채팅방에서 채팅을 하면서 와이프라는 사람과 같은 방에 있으면서 둘이 동시에 채팅하는 모습도 안 보입니다. 아마 예상컨대 열심히 멀티중이겠죠.


각설하고 어쩄든 와이프라는 사람은 둘째치고 이 사람은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해서 21살인 지금 태권도 4단이고, 그걸로 돈을 모았다고 하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태권도 사범이라는 직업이 한 3년 정도로 피시방 4곳과 편의점 1곳을 차릴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저 돈만 하더라도 최소 몇 억은 들어갔을 것이고...

적어도... 저 역시 고등학교 시절에 하루 2시간 3시간 자면서 5잡, 심할 때에는 7잡까지 뛰면서 죽어라 알바하고 빡세게 저축해서 21살때 1억을 간신히 모아본 적은 있기 때문에 3~4년 사이에 돈 1억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 3~4년 사이에 태권도 사범으로 몇 억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만 남는군요.

게다가 군대도 안 다녀왔으니 제대로 된 정사원 취급도 못 받을텐데 말이지요.


뭐, 가면 갈수록 의심이 더 커졌지만 별 문제를 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고보고 있으려니 점점 더 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아서 솔직히 보기가 그렇군요.

거짓말을 한다는게 뭐... 남들보다 우월해지고 싶을테니 그런다는 것은 이해를 합니다만... 거짓말도 적당히 쳐야 믿던가 하지... 이건 좀... 심하네요.


거기에 불과 며칠 전에는 이런 말도 합니다.

딸이 태어난게 지금까지 5개월 째인데 3개월 째에 주먹질을 하고 5개월 째에 뒤돌려차기를 해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고 말이지요.

음... 제가 일 때문에 해외로 자주 다니는 바람에 애기들 성장과정을 많이 못 봐서 뭐라고는 못하겠습니다만...

3개월 째에는 보통 걷기만 하더라도 대단한 것이 아닌가요? 이건 뭐 슈퍼베이비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제가 이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 허세라고 판단하게 만든 가장 큰 일은 이것입니다.

얼마 전... 타자속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데 이 사람... 자신이 초딩때 타속이 3000타가 나왔다고 하네요. 지금은 훨씬 떨어져서 800타가 나오구요.

그래서 제가 태클을 걸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그건 거짓말이라구요. "일반적으로 속기사가 1000타 정도고 그중에 가장 빠르다고 하는 사람들이 1100타를 간신히 찍는 정도인데 어떻게 본인이 3000타가 나오냐" 라고 말이지요.


그랬더니 이 사람... 자신이 쓴 키보드는 특수한 것이라고 합니다. "3벌식이요?" 라고 물으니 그게 맞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한 마디 해줬습니다. "3벌식 키보드는 당신이 태어났을 즈음에 나온 것이고 당신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쓰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3벌식 키보드를 쓰느냐?" 라고요.

그러니 급하게 키보드가 비싼거였다고 합니다. 지금 쓰는 키보드는 좋은게 아니라서 800타 밖에 안 나온다구요. 키보드가 비싼거라 타속이 올랐다니... 허허... 이거 참 뭐라고 해야할지...

더 웃긴건 지금은 800타가 나온다는 그 타속이... 450타를 간신히 찍는 저보다도 느립니다. 요즘은 저 역시 이전에 쓰던 샘숭 키보드를 버리고 기계식 키보드를 써서 그런지 키감 적응이 잘 안 되서 느리지만요.


그간 중2병 중2병 말로만 많이 들어봤지, 이렇게 실제로 보니 그야말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입니다.

인터넷 모세라는 소리도 적지 않게 들어봤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이건 뭐... 그냥 할 말이 없게끔 만드네요.

이런 사람도 군대가면 고쳐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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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