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아는 지인분과 술마시면서 대화를 했습니다.

그 분은 40대 이상으로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이고, 정치적으로도 의식이 좀 있으신 분이시죠.

전 그 분과 대화하면서, 우리나라 진보의 여러가지 성과와 오류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전 그 분과 함께 대화하면서 최근에 있는 언론탄압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 "현 정권에서 MBC를 장악하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언론적인 견제추가 사라진다라는 것은 과거 독일 파시즘 발전의 예를 보더라도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와 진보측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나 광우병 시점에는 상당히 큰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분 : "어떤 오류를 말하는 것이냐?"

나 : "진보의 강점은 보수에 비해서 진실성이 더 높다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광우병때는 보수를 물리치겠다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굉장히 과장해서 홍보한 측면이 존재한다.  이런 것은 결국 보수측과 싸우기 위해서 보수측과 같은 수단, 즉 과장을 포함한 일부 허구를 갖고 싸우겠다라는 것이며, 이건 결과적으로 진보의 진실성을 깎아먹는 것이 되어진다."

그분 : "광우병이라는 사안은 진보입장에서 활용하기에 굉장히 전략적으로 유효한 측면이 있었다.  일반인들의 호응까지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안전에 직결되는 것을 이용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광우병은 이와 연결되는 것이었고,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범국민적인 반대 여론을 형성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광우병이 위험했던 것은 사실이며, 이를 이용해서 결국은 재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던가?"

나 : "하지만 진보측이 그로 인하여 진실성을 어느 정도 훼손했던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두고두고 보수측의 공격논리로서 활용되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분 : "진보가 전략성을 배제하고 오로지 진실함만을 가지고 싸워야만 한다라는 것은 바보같은 생각이다.  그렇게 해서는 죽었다깨나도 보수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다.  이건 전쟁이고, 전쟁에서 싸움만 잘한다고 이긴다라고 생각하는 것 만큼이나 멍청한 생각이다.  보수와 싸우기 위해서는 진보도 역시 조금은 더러운 수를 써야 성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보수건 진보건 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선거에서 뽑는 것은 덜 악한 것을 뽑는 것이고, 최악을 면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었습니다.
광우병 파동때 전 그 현장에 갔었고, 또다른 40대 남성분을 만나뵜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분 :  "요즘 젊은 것들 너무 패기가 없네.  지금 여기 놀러온거야?  정권을 뒤엎으려면, 우리때같았으면, 몇명 죽더라도, 저기 저 명박산성 다 때려엎고 올라가야 될거 아냐?"

나 : "아...그래도 사람이 죽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요?"

그분 : "죽는게?  뭐가?  피흘리지 않고 혁명을 완수 할 수 있을거 같아?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피어나는 존재야.  누구도 피흘리지 않고 너희들처럼 노래나 부르고 춤추면서, 댓글달고 생색이나 내면서 이룩할 수 있을거로 생각했다면 아마 민주주의 수백년전에 이룩했겠지.  1명이 죽으면 1000명이 들고 일어나고, 2명이 죽으면 10000명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그렇게 몇명 죽어서 이룩한 민주주의의 터전 위에 비로소 변화를 이룩하고, 비로소 우리가 잘살수 있게 되는거라고!"

이 즈음 오니 생각이 들더군요.  진보가 어떤 식으로 해서 변해가는지 말이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를 물어뜯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괴물들과 싸워야만 합니다.  
이런 괴물들과 싸우는데...과연 우리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요?  그렇게 괴물이 되어져가다보면, 나라는 괴물과 저 괴물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져 갑니다.
과연 어떤게 맞는걸까요?  
괴물처럼 변해서라도 저들과 싸워야만 할까요...아니면 조금 오래걸리더라도, 진실되고 조용한 변화를 이끌어야만 할까요.  
어떤때는 괴물처럼 싸워야 할 때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지금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