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아무래도 군수업체다보니 사내 기밀자료나 기타 여러 자료를 보관하는 보안을 위한 서버가 있습니다.

한 두대가 아니고 여러 대가 존재하는데 각 서버는 보안코드가 있고 이 코드를 입력해야만 관리자가 로긴할 수 있는 방식이지요.

각 서버에는 해당 코드를 가지고 있는 담당자가 존재하고, 이 서버를 총괄 관리하는게 바로 접니다. 또한 제 승인이 떨어져야 접속이 가능하지요.

근데 점심을 먹고와서 관리용으로 사용하는 놋북을 쳐다보니 1번 서버에서 사용자 코드가 승인되어 로긴이 되어있더군요? 그것도 약 1시간 전... 그러니까 제가 막 밥을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였지요.

헌데 설사 비 승인으로 로긴한다고 치더라도 일단 이 서버에 로긴할 때는 몇번 서버에서 무슨 코드로 로긴이 됐는지 안내음이 뜨게 돼있습니다. 문제는 저는 승인한 적도 없고, 전혀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즉, 제가 밥먹으러 나가려고 준비했을 때에는 그 누구도 로긴하지 않았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로긴 시간은 내가 밥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로 찍혀있었지요. 프로그램의 오류도 아닌데 말이죠.

저는 혹시 누군가 보안망을 뚫고 크랙킹을 시도한건 아닌가 싶어서 즉시 오퍼레이터한테 지시를 내리고 추적을 했는데, 그 누구도 크랙킹을 시도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깨끗하단 말이지요.

영화에서나 존재하는 무슨 천재적인 해커가 아닌 바에야 종적을 안 남기는 것은 불가능할텐데... 심지어 영화 속 해커라도 종적을 남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이건 뭐...

두번 째로 감시카메라로 그때 그 상황 녹화를 해둔 것을 확인해봤습니다. 해킹이 아니라면 분명 누군가가 물리적인 로긴을 시도했다는 것인데...

문제는 사건이 일어났을 이 당시에는 그 누구도 서버와 접속을 시도한 적이 없고, 서버 근처에도 간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나 싶어 1시간 이전으로 돌려서 확인해봤는데도 없습니다...

더 어이없는건 로긴된 보안코드를 찾아보니 존재하지 않는 보안코드로 나오더군요... 존재하지 않는 보안코드인데 그걸로 로긴이 됐고, 그 누구도 서버실 근처에 간 적이 없는데 스스로 로긴이 됐어요... 해킹시도로 보이는 흔적도 없고... 우리 회사 오퍼 수준이면 그래도 제법 수준높은 대학까지 나온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그 흔적 하나도 못 찾는다는 것은... 말도 안 돼고...

아... 진짜 소름돋네요... 우리 회사에 유령이 있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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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