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콜 아니고.. 콜게이님 전용 감기약도 아니고
여튼 게보린 짝퉁같은 게보콜이라는
감기약이 있어요.

제가 월요일부터 감기를 심하게 앓아서
월요일엔 감기 기운
화요일엔 열과 본격적 감기
수요일엔 목감기
목요일엔 코감기
금요일엔 기침과 코피로 사망단계
뭐 이런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원래 먹던 코감기 약이 다 떨어져서 서랍을 뒤져보니
게보콜이라는게 있어요. 무려 1년 반 전에 가져와서 미개봉이라능!
둑흔둑흔하며 겉 스티커를 떼고서
내용물을 보니 알약이 10개에요.
원래 먹는 노노콜도 알약이 12개 들어있는데
10개 밖에 안들어 있다니..얘는 못돼먹었어요.
설명서에 성인은 두 알 먹으라고 되어있지만
저는 워낙 약발도 잘받고 그만큼 내성도 잘생기는 타입이라 한 개만 먹기로 했죠.

보통 알약 어떻게 꺼내 드시는지 아시죠?
아래쪽 플라스틱 부분에 두 엄지를 받치고 위에 검지로 끝을 잡은 뒤에 약을 밀어올리듯이 해서
위쪽 알루미늄같은 박이 찢어지면서 약이 올라오잖아요.

...근데 그렇게 했다가 약이 꾸겨졌어요......
진짜로 거짓말안하고 알약이 그냥 플라스틱 내부에서 꾸겨졌어요...
보니까 겉포장 재질이 은박같은게 아니라 종이에요.
그것도 무슨 강화+10쯤 발라 띄웠는지 손톱으로 긁어도 안긁히는 초강력 종이에요.
뭐 이런게 다있어 궁시렁궁시렁 사투 끝에.. 그냥 가위로 끝부분을 잘라서 꾸져진 약을 꺼내 먹었어요.

그리고...
이제 곧 잘 시간이 되어서
한 개를 더 잘라 먹으려고 꺼냈는데요.
이런 수박같은 사과......
"먼저 이곳을 자르세요에 점도 6개 닷닷닷닷닷닷"이라는 문구가 보였어요.
그랬어요.
이 약 컨테이너는 껍데기를 발라 먹는거였어요.
근데 문제는 그 문구가 두번째 꺼낸 알약 겉종이에만 써있고
제가 첨에 먹으려고 사투(;;)한 그 약엔 안써져있어요. 다시 보니 아주 작은 화살표가 약올리고 있긴 하네요.

아 약 한알 먹기 참 힘들다고 짜증냈는데
완전 혼자 바보된 기분이에요.

제가 바깥에선 진짜 차도녀+능력 살짝 겸비한 막 나서기+성실함+고독한 여우+동시에 못생긴게 춈 재수없음 뭐 이런 이미지인데요. 집에선 이리 삽질을 많이해요 ㅋㅋㅋ
그래서 제가 자주가는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는 애인을 안구해요.
저도 숨 트일 데가 필요하다능.. 덕질할 데도 필요하다능..ㅋㅋㅋ
아 근데 내가 이 글을 왜썼지 O<-<


p.s:알아보니 게보린이랑 게보콜이랑 같은 브랜드래여. 짝퉁 아니고 동생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