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을 계기로 편의점에서 짤릴 수도 있을거 같지만,
반대로 편의점 사장님이 재밋는 놈이라고 오히려 좋아
할지도 모르구요. (근데 이미 사장님이 십덕인줄 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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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구라나 이경규라면 이거 하나 물어봤을 겁니다.
'페이트라는 존재를 사랑하는가, 페이트 배게를 사랑하는가'
그냥 별 의미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건데 말입니다. 비슷한 예로, 게임 캐릭터와 결혼한
일본 남자는. 그 게임의 그 캐릭터를 사랑하는 걸까요 아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데이터 자체를 사랑하는 걸까요?
쉽게 말해서 그 배게가 찢어지거나 불에 타면 그냥 내다
버리고 다시 똑같은 새 배게를 사서 사랑할 수 있는지 아님
사랑을 잃은 아픔에 눈물 흘리고 그 배게의 잔해를 묻고는
다신 다른 배게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지 말입니다.
그 친구는 배게에 큰 집착을 보이는 것 같던데, 또 그러기엔
배게 말고도 페이트 피규어나 인형들도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보이고. 모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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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뜬금없이 이런 얘길 하냐면, 저와 저희 누나가 굉장히
어릴 때 단 하나의 곰인형에 병적으로 집착한 적이 있는데,
몇 년의 시간동안 그 곰인형과 함께 하면서 점점 낡아가서
구멍이 나고, 팔이 떨어지고, 귀가 떨어지고 하다가 어느날
엄마가 그 곰인형을 버리자 정신적 공황 상태가 왔고, 결국
새 곰인형을 사왔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커서 생각해
보니 그 곰인형에 대한 집착이 너무 컸고, 다행히도 그 땐
어릴 때라 그렇게 지나갔지만 나이가 좀 든 상태에서 그런
집착에 빠졌을 때 그 대상을 그 때처럼 그렇게 잃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걱정되었습니다.
저 친구가 혹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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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뜬금 없는 얘기지만 전 그래서 애완동물도 절대 안 키워요.
집착이 심해서 애완동물이 죽으면 정신적 공황에서 벗어나질
못할 거 같습니다.
쿠션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다라고 김구라씨가 해석해주시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