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 이름은 버전 ‘2.0’으로 불러주세요.”

미국의 한 자칭 컴퓨터광(狂)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용어에서 착안, 자신의 아들 이름을 지었다고 BBC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미 미시간주에 사는 존 블레이크 쿠색은 ‘주니어’나 ‘2세’ 등을 붙여 아들 이름을 짓는 관습이 미국에 너무나 흔하다며 자신은 지난주에 태어난 아들 이름에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를 의미하는 ‘2.0’을 붙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쿠색은 부인에게 이 발상을 설득시키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쿠색 부인이 주변의 친구들에게 이 이름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남자 친구들은 모두 ‘참신하다’며 반겼으나 여자 친구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존 블레이크 쿠색 2.0’이 태어난 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마치 새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낸 것처럼 친구와 친지들에게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e메일에서 아들을 소개하며 “버전 1.0에 다양한 특징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쿠색은 지역신문과의 회견에서 버려진 아기의 생년을 기념하기 위해 ‘1900’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영화 ‘1900년의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쿠색은 “그들이 그렇게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며 “신생아실에서 그 생각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이 자라 아들을 낳으면 그는 버전 ‘3.0’으로 불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유신기자 whyn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