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에 앞서,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편협한 시선으로 글이 전개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애초에 스티브 잡스 아저씨는 개인용 컴퓨터 만들어서 팔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스티브 잡스 아저씨의 꿈은,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에 의해 재생산되어 창조되는 모든 컨텐츠를 유통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것은 몇몇 창조적인 천재/혹은 범재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컨텐츠를 재생산하여 또다른 형태의 재미거리로 만드는 것은 평범한 사용자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컨텐츠들을 만드는 도구나 재생하는 도구들은 세대를 선도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업체입니다.
좋은 창조물이 있으면 도구가 그에 따라 발전하기도하고,
반대로 좋은 도구가 있으면 좋은 창조물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미래지향적으로 보자면, 이 둘의 관계는 서로를 보완하며 지속될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아저씨는 이러한 컨텐츠와 도구의 관계를 일찍이 눈여겨본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 아저씨는 차고에서 친구가 거의 다 만들어 놓은 개인용 컴퓨터를 팔기시작했지만,
분명 그 마음속에는 미래의 컨텐츠 유통 제왕이라는 꿈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일단 사람들이 뭔가 만들어 놓은게 있어야 컨텐츠든 뭐든 사다가 팔아먹을 수 있을텐데.. 그래, 내 이름으로 기계를 만들어다가 그걸로 만들도록 해야겠구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살펴보니, 애플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기계를 만든다든지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어제까지 경쟁관계에 있었거나 배척해왔던 기술들을, 언제 그랬냐는듯 받아들이고 자기들 것으로 흡수해왔고요..

구체적인 예로, 아이폰의 강점은, 기계적인 뛰어남이나 소프트웨어적인 확장성보다는 지금까지 애플이 구축해온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회사에서 ufo부품을 떼어다 들고온 것처럼 뛰어난 휴대용 단말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적어도 북미시장에서는 아이튠즈와 앱스토어를 배제하고 그것을 팔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마치 짚신 신은 원숭이 이야기처럼, 시나브로 애플의 컨텐츠 시장에 소비자들이 길들여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스티브 잡스 아저씨가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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