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군대 선임 중 한 명이 상병을 달때 쯤 저와 제 동기들,

그리고 한 두달 후임들을 불러놓고 훈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훈시가 끝나고, 선임은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 동기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저 사람, 변하겠어."



그 선임은 일병 시절만 해도 후임들을 굉장히 다독여주고,

서로 고생한다고, 아껴주었던 선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처럼 변하더군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쉽게 안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굉장히 쉽게 변하기도 합니다.

특히 시간이 흘러가면서 정말 천천히,

앞과 뒤를 비교해보면 완전히 다른 삶과 사고방식이지만,

그 중간에 들어가 있는 자신은 참 알기 어려울 정도로 천천히 변해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 많은 정도도 아니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95% 이상은 이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완고해지고, 점점 보수적이 되어가며, 점점 고집스러워집니다.

자신도 그 일을 겪을 때에는 분명히 괴로워했으면서,

정작 자신이 그걸 고칠 힘이 있을 때에는 아무 관심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나도 그랬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고통스러웠다는 건 기억이 나지 않고, 자신이 그걸 했었다는 것만 기억합니다.




제가 감히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제가 비록 여러분들보다 나은 것도 없는 데에도 이렇게 글을 치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를 부탁드리기 위함입니다.



나중에 자신이 나이를 먹고, 뭔가 부조리한 것을 고칠 힘이 있을 때,

자신이 그것을 했었다는 것만 기억하지 마시고,

자신이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정말로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어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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