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생존 전략이 해외에 맞춰지고 있다. 아예 제작 초기부터 국내 시장은 신경 쓰지 않고 미국 등 외국에서 상영과 방영을 목표로 삼아 시나리오 캐릭터 등 중요 부분을 해외 전문가에게 의뢰해 제작하는 것.


3D 애니메이션(이하 애니) 에그 콜라 X-9 붐붐 패밀리 투모야 아일랜드 등이 대표적인 예로, 오세암 원더풀 데이즈 엘리시움 등 지난해 극장판 애니 세 편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국 창작 애니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절박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활로를 해외에서 찾으려는 시도이지만 이 또한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2006년 미국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는 에그 콜라 는 지구의 빙하기를 피해 다른 별에 정착한 공룡 이야기. 공룡 알로 콜라를 만들어 먹는 그 별에서 다시 멸종 위기에 처한 공룡들을 좀도둑 패밀리가 구한다.


원더풀 데이즈 컴퓨터 그래픽을 맡은 제작사 인디펜던스의 작품이다. 처음부터 영어 버전으로 만들었고 시나리오를 영역해 미국 관계사들과 접촉 중이다. 작가 프로듀서까지 미국 측에서 맡도록 하고 미국 배급사의 투자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기어씨지아이코리아의 26부 작 X-9 는 외계인 박사가 만든 사이보그 X-9가 미국 학교에 다니면서 겪는 에피소드. 지난해 10월 NBC의 캘리포니아 지역방송사인 크론(KRON) TV와 2005년 방영을 목표로 계약서를썼다. 미국인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고 신밧드의 모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은 재미교포 제이 김이 가세했다.


공룡을 주인공으로 한 레인버스의 투모야 아일랜드 는 캐나다의 전문가들에게 캐릭터 및 시나리오 감수를 의뢰했고 에이픽스의 붐붐 패밀리 도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진출을 우선 고려해 제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궁여지책에 가깝다는 점. 우선 아무리 작품을 잘 만들어도 국내 애니 시장이 워낙 작아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세암 등 지난해 극장판의 잇단 실패로 창투사들마저 등을 돌렸고 일본 애니마저 개방돼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려 있다. 업계에선 올해와 내년 개봉하는 국산 극장판 애니는 단 한 편도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해외 시장 진입은 '산 넘어 산'이다. 완성까지도 힘겨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최근 일본 측은 머천다이징 수입을 노리고 미국에 애니메이션을 거의 무료로 넘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한국 애니메이션 업체들에게 작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헐값에 사들이려 혈안이 되어 있다. 수년 동안 공 들인 작품을 고스란히 빼앗기게 되는 셈이다. 정부가 나서 해외 진출을 돕고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국내 애니 업계가 몰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HR 2003년 애니메이션 흥행(서울 개봉관)


작품 스크린수 누계

오세암 15개 2만 5574명

원더풀 데이즈 17개 14만 80명

엘리시움 2개 14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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