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조직이 있고, 그 조직의 구성원 A, B, C, D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중 D를 제외한 A, B, C는 조직 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우선

남에게 떠넘기고 보는 소위 '남탓쟁이'라고 하자. 그 상황에서 D가 살아

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보자. X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에 대한 각 구성원의 반응은.

A : 이건 B 때문이예요.

B : 아니예요. 제 생각엔 C 때문인거 같은데.

C : 왜 그러세요? D 때문인걸요.

D : ???


남탓쟁이가 아닌 D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여럿이 있겠지만 지금 당장 본인의

머리에서 나오는 행동은 두가지다.


1. 자신 때문이 아님을 주장한다. 2. 그냥 수긍한다.


1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자. D는 자신 때문이 아님을, 혹은 A, B, C 중 누구의

잘못임을 A, B, C에게 주장한다면, D 역시 그들과 같은 남탓쟁이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그 주장이 아무리 논리적이라 하더라도 애초부터 문제의 화살촉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A, B, C에게 논리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국 그들은 D가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그저 남탓쟁이라고 생각할 뿐이고, 그 조직은 그저 서로서로를 탓하며

가라 앉는 두조각 난 돛단배가 될 뿐이다.


2의 상황에 대해선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D가 수긍하자 마자 A, B, C는 모두 D를

지목하게 될 것이고, 모든 것은 D의 탓이 되고 만다. 물론 조직엔 평화가 찾아온다.

하지만 가라 앉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누군가를 탓한다 해도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아, 다만 D가 조금 더 죧같을 뿐이다.


혹자는 1의 방법에서 D가 충분히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A, B, C가 수긍할 것이라고

주장 할지도 모르겠지만, 남탓쟁이들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논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까?

애초부터 그랬다면 그렇다면 남탓쟁이가 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1, 2 방법 외에 D가 할 수 있는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본인이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뜬금없이 장문 적어가면서 허세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 neolith분이나 그 외 '어떤 규모, 어떤 형태든 자신의 이끌고 있는 조직이나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조직에 속해 있는 남탓쟁이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것이 궁금하다.



어쩌면 남탓쟁이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 역시 남탓쟁이가 되야 하거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남탓쟁이로 변해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