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아빠님의 어떤 언급들은 절 참 답답하게하는데, 근본적으로 아마 ' 논쟁은 득될 것이 전.혀. 없다. ' 라는 마인드를 고수하시는 듯 합니다.

논쟁을 통해서 상대와 소통하게 되기보다는 마찰만을 빚어왔던 경험들이 그런 선입견을 만든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논쟁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되는건, 디폴트 관계가 ' 우호적 ' 이었던 사이가 아니라면 보기 어렵긴 하죠.

근데 논쟁은 한편으로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이익보다는 좀더 장기적이면서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효과들도 줍니다.

작게는 나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법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상대가 나에게 하려는 말이 무언지를 찬찬히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논쟁은 부정적으로 볼 경우 단순히 서로 다른 이들간의 ' 마찰 ' 로만 보일 수 있지만, 큰 견지에서 본다면 그 마찰의 당사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논쟁은 요컨데 ' 필드에서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익혀나가는 ' 과정의 일부이죠. 만약 사람들이 이런 논쟁의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한다면, 그들은 앞서 제가 말한 논쟁을 통해 익힐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주입식으로 익힐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레임에 오는 많은 이들이 레임에'만' 오는건 아니고, 채이아빠님은 정책적으로 논쟁을 기피하긴 하지만 원천봉쇄하는건 아니기에 정말로 모두가 주입식으로 뭔가를 배워야만 한다는건 아니지만 말이죠. 아울러 레임프루프라는 사이트 자체가 무슨 게임 아카데미도 아니고 뭔가를 배워가야만 하는 곳도 아닌건 맞습니다.

이 사이트의 이름은 ' 찐따방지 ' 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찐따가 되었음에도 남들이 지적해줄 수 있는 길을 막아놓는다면, 이 사이트의 이름은 유명무실한 것인가요? 아니면 채이아빠님은 ' 나는 절대로 찐따가 될 수 없어 ' 라고 스스로 생각하시는건가요. 반대로 논쟁이 사이트를 찐따고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생각의 다름과 차이는 아주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서 어느정도의 마찰이 일어나는건 불가피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나마 레임에서 일어나는 여러 논쟁들은 종종 오가는 다소 과격한 언사들을 제외한다면 대체로 크게 나쁜 결과로 귀결되는 일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는 어딜가도 누굴봐도 찾아볼 수 있는 정도의 마찰이라 생각하는데, 채이아빠님께는 그마저도 거슬리시던가요?





사람은 어찌되었든 과일을 먹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시지도 떫지도 않으면서 싱싱한 과일을 자연에서 찾아내기란 쉬운 일도 아닙니다. 가끔은 좀 시어빠지거나 너무 익어서 썩기 일보 직전인 과일을 먹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 모든 과일은 구리니까 먹지말자 ' 라고 생각한다면 조만간 비타민 부족에서 오는 뭔지모를 병에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논쟁은 자연에서 찾아야만 하는 과일입니다. 우리가 가게에서 보는 것같은 맛나고 때깔좋은 놈을 그렇게 쉽게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고 떫고 썩어가는 과일일 지언정 분명히 필요합니다.

혹시라도 오해하실 분을 위해서, 전 채이아빠님의 사이트에서 채이아빠님의 정책을 존중합니다. 이 글은 그 정책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같이 생각해보자는 제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