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들은 내용인데 참 재미있기도 하면서 어이가 없네요.



1. 2009년 8월 말... 위에 언급한 사이트에서 붉은빛**(필터링)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회원 분이 주유소 알바를 하던 중, 술에 취한 취객 3명에게 두들겨 맞았다면서 합의금이나 왕창 뜯어낼까? 라는 글을 올림.


2. 3일 뒤, 붉은빛** 회원의 친구라는 사람이 피해자인 붉은빛**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 부탁으로 대신 글을 남긴다고 밝히며, 사건의 대강적인 내용을 기록함.

내용 중에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으니 기본 진단기간이 5주가 나왔으며, 의사의 소견까지 합치면 최대 7주도 나올 수 있다고 대답함. 또한 CCTV 녹화내역과 같이 일하던 누나의 증언의 도움을 받아 모든 자료를 넘기고 가해자인 취객 3명을 민사 및 형사 사건으로 입건 신청했다고 함.

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가해자들은 렉서스를 타고 다녔고,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피해자가 안경을 쓴 상태에서 맞았는데 폭행 도중 그 안경이 깨져 살인미수죄까지 성립됐다고 함. (어떠한 경로를 통해 어찌해서 살인미수 판결까지 떴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음) 또한 3명이서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집단폭행죄까지 성립됐다고 함.

피해자 측에서는 주유소 사장님의 도움으로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밝혔으며, 가해자 측에서는 피해자가 사기를 쳤다며 자신들도 변호사를 고용하겠다고 밝혔다고 함. 또한 가해자 3명 중, 1명은 기소중지자로 사건이 크게 번질 것 같다는 친구의 개인적인 소견도 함께 씀.

여기까지는 사람들이 수긍하며, 쾌유하라는 격려의 리플을 달았음.


BUT....


3. 3달 후인 2009년 11월 21일... 피해자인 붉은빛** 회원은 기나긴 법정싸움에서 승소했다고 글을 올렸는데 본문 내용은 이랬음.

총 물리적 및 정신적 치료비+해당 사건으로 인한 주유소 휴업+차비 등을 모두 포함하여 가해자 3명에게 명당 5천만원씩... 총 1억 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무려 "대법원"의 판결이 떨어졌다고 글을 남김.

글이 올라온 직후, 몇몇의 사람들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로또에 당첨됐다고 생각하라는 등의 농담 섞인 댓글을 달았으나...

실제 법원까지 갔다가 6년 전의 사건을 최근에야 판결 받은 모 회원이 "나야 몇 십억이 걸린 큰 일이니 6년이 걸렸다지만 평균적인 사건으로 잡아도 3개월 만에 대법원까지 가는게 가능하냐?" 라는 이의제기와 "사람이 죽어도 경우에 따라 1억을 받기 힘든게 현실인데 단순 폭행사건으로 1억 5천은 말도 안 돼는 소리" 라며 들고 일어섬.

그것을 필두로 비슷한 경험이 있는 다른 이들 또한 자신의 과거를 논하며 들고 일어서자 사건은 급격히 스케일이 커졌고... 거의 뭐 "대 국민 사과" 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로 변함...

또한 댓글 중에는 법조계에 몸을 담고 있다는 사람들이 넷상이라도 이런 잘못된 지식을 함부로 남발하면 곤란하다면서 요목조목 다 따지고 들며 판결문을 보고 싶으니 사건번호를 공개하라고 요구함. 일부 회원은 본인이 정말 떳떳하다면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를 할테니 사건번호를 꼭 공개하라고 요청.

하지만 당사자인 붉은빛** 회원은 아직 소식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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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