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요즘 제 지인이 차에 관한 너무나도 황당하고 얼척없는 일을 당했습니다.

제 3자인 제가 들어도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상황이지요.

다른 것은 아니고...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 소장의 위치를 책임지고 있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제가 비록 30대 초반의 나이에 실장이라는 위치에 앉아 이것저것 지휘를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본인보다 나이가 많으시고 직위가 낮으신 분들을 무시하거나 깔아뭉개는 권위적 성격은 아닌지라 공적에서는 직위명으로 부르더라도 사석에서는 형님, 형님하면서 따르는 분입죠. (이후 글부터는 편의 상, 형님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그런 형님께서 약 3달 전... 16년 동안 타오시던 에스페로 라는 구형 애마를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시고, 새 애마를 뽑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뉴 SM3... SM7 이후, 르노 삼성에서 차기작 모델(?)이랍시고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형님께서는 그 차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고, 결국 딜러를 통해 정식출고도 안 됐을 때, 동두천에서 최초로 뉴 SM3를 뽑으셨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정도를 탔을 무렵... 형님께서 제게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아, 내 차가 좀 이상하다?"

"음? 어디가요?"

"시동만 걸면 RPM이 막 떨어지면서 중간에 시동이 꺼지고 그래. 왜 그러지?"

"그러니까 차는 처음 나오자마자 사지 말라고 하잖아요. 뉴 SM3는 아직 제대로 수리하는 사람도 없을텐데... 일단 공업소에 맡겨봐요."

라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형님께서는 당신의 애마를 삼성 공식 대리점이라는 도봉 사업소에 맡겼지요. 다행히 사업소에서 만나신 택시기사 분의 도움으로 재촉해서 조금이나마 빠르게 수리를 받을 수는 있었습니다.

차를 수리하고 있는 동안, 형님께서는 그곳에서 렌트해주는 SM3를 끌고 다니시더군요. 그렇게 사업소에 맡기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차는 다시 문제점을 고쳤다는 통보와 함께 끌고 왔는데...

문제는 약 한 달 정도가 더 지난 후...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동을 걸면 RPM이 떨어지면서 시동이 꺼지더랍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지신 형님께서는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권고해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차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형님께 황당한 전화가 걸려왔죠.

도봉 사업소의 팀장인가하는 양반이 건 전환데... 차를 시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박아서 옆면을 작살나게 긁어드셨답니다. 무엇 때문에 시운전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건 그렇다 치고 시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는 뜻이죠. 그리고는 일단 한 번 와보시라는 콜을 요청했답니다.

돈도 돈이지만, 또 당신의 차라면 구형이건 신형이건 안 가리고 매우 아끼시는 형님께서는 당연히 화가 머리 끝까지 나셨고, 인사과에 외출계를 쓰신 후 사업소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사업소에 갔다온 이후, 제게 이야기를 해주는데 정말 이거는 뭐... 어이가 없더군요.

가자마자 팀장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팀장이 한다는 소리가 이렇더랍니다.

"일단 시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우리가 꼬랑지 말고 내려야 할 일은 아닌 것 같고..." 라고요.

이건 뭐... 꼬랑지 드립도 아니고, 말투가 싸가지 없게 이게 뭡니까? 꼬랑지를 내려야 할 일이 아니라뇨. 속된 말로 정신줄 놓은 것도 아니고, 진짜 마음 같아서는 오체복지를 하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모자를 판인데 꼬랑지 드립이나 하고 앉아있다니... 허허, 황당하네요. 정말로 저 솔직히 이 얘기 듣고나서 어이가 없어서 실소만 나왔습니다.

아무튼 뭐 그렇게 여차저차해서 소장형님과 사업소 간의 알력이 생기고, 결국 차를 리콜하느냐 마느냐에 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이 일은 서울에 있는 본사까지 전해져 최종적으로는 리콜을 해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진짜 여기서 끝난 줄 알았습니다. 네, 정말로요. 뭐, 중간에 이런저런 말다툼이 좀 있어서 정말 최악의 경우, 언론보도나 인터넷에 퍼뜨릴 생각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결국 리콜 승인을 받았고, 끝이 좋으니 좋게 생각할거라고 말하시는 형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수긍했지요.

헌데... 또 한 번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차량 리콜까지는 좋았습니다. 도봉 사업소에서 말하길 뉴 SM3에 있던 차량 시트나 핸들 커버, CD 등등은 모두 복구해주겠다는 서비스 제의도 받았지요.(이거야 당연한거지만...)

그러나 불과 며칠 전, 형님의 핸드폰으로 도봉 사업소에서 말하길 수리가 끝났으니 렌트해준 SM3를 다시 가져오라고 했답니다. 차량은 리콜 승인만 떨어지고 중간에 하나 빼준다고 얘기만 했지 정확히 언제 온다는 자세한 통보는 없었는데 말이지요. 한 마디로 "리콜 받기 전까지 출 / 퇴근하는 것은 니 맘대로 하시고, 일단 차는 가져오세요." 라는 심보지요... 차가 대체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형님께서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으셔서 도봉 사업소의 임원들과 한 바탕 말싸움을 벌이셨는데, 도봉 사업소에서는 그냥 일방적으로 말만 해버리고 끊었고, 이에 화가 나신 형님은 서울 본사에 또 전화를 거셨습니다.

그러나, 본사에서도 역시 "차량을 임시로 렌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리하는 기간 동안이지, 이후는 어떻게 처리하는질 나와있지 않습니다. 법률 상 그렇게 정해진 부분이라 어찌할 수가 없어요." 라고 대답했다고 하더군요.

이후, 걸려온 도봉 사업소의 전화에서 형님은 홧김에 가져가던지 말던지 맘대로 하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진짜로 사람 보내서 가져가버리더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본사까지 찾아간 형님... 결국 그곳에서 실장이라는 사람과 최종적으로 담판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빼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제까지의 전적이 너무나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크게 벌려서 좋을 것은 없는지라 그냥 참기로 하고 그렇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지만 어떻게 택시랑 버스타고 다니면서 고생만 좀 하면 드디어 차를 리콜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렇지만 어제 형님의 폰으로 전화가 또 한통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차를 도저히 뺄 수는 없을 것 같고, 새로 공정을 해야하는데, 그것이 이제 막 제작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뭐 듣기로는 다음 주 화요일에 도장을 한다던가?

허허... 이건 무슨...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렌트해준 SM3... 그것도 다른 차들도 많은데 형님께서 그나마 편의 봐주겠다고 그 구식 SM3를 가지고 오신건데, 그런 배려는 몰라주고 그렇게 무슨 경고하는 것마냥 일방적으로 차를 가져가버리고... 제일 열받는 것은 꼬랑지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애초에 수리를 맡긴 것이지 사고내라고 맡긴 것도 아닌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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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