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디선가 구한건데, 쭉 읽고 답변해보시면 재밌습니당.



당신은 일을 마치고, (혹은 강의/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오늘따라 햇살이 더워서, 거리을 걷는 사람들도 미간을 한차례 찌푸린 채 찝찝한 걸음을 옮기고 있네요.

당시 역시 예외는 아니죠. 땀방울이 뜨끔뜨뜨끔 하게 등판을 적시는 느김이 불쾌하게 타고 오릅니다.


하지만 집은 아직 머네요.


당신은 그렇게 걷다가 못해 주변을 둘러봅니다. '아이스크린 차라도 어디 없을까, 있다면 당장에

스페셜 아이스크림콘을 사서 먹어야지. 너무 더워서 양산이라도 사서 쓰고싶은 심정이야' 하고

중얼거리며 좌 우를 둘러보던 와중에,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신기한 가게를 하나 발견합니다.


검(Blade)을 팔고 있는 가게군요.


'검이라구?' 당신은 생각없이 그 가게로 들어갑니다. 사실 검을 보겠다는 생각 보다는 거기에서 빵빵하게

틀어놓은 어컨을 보고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서였죠. 칙칙한 트레이닝복을 입은 주인은 무심한

눈초리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인사조차 하지 않는 걸 보니, 매상을 올릴 의욕따위 없는것만 같군요.

들어와서 대놓고 에어컨을 쐬기는 좀 그래서, 당신은 찬찬히 가게를 둘러봅니다. 이런 저런 검들이

벽과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네요. 그 길고 짧은 검들이 반사하는 빛이 좀 섬뜩하긴 합니다만, 나름

시원한 느낌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검이 갑자기,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 검은

1A. 묘한 냉기를 내뿜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날카로운 동양식 단검
1B. 중후한 멋을 자랑하는 중세식 장검
1C. 날을 잘 갈아놓고 손잡이도 튼튼한 식칼
1D. 영화 소품용으로나 쓰일 것 같은 보검

이네요.

당신은 그 검에 빠져들것처럼 시선을 던집니다. 그리고 결국 무언가에 이끌려 그 검을 샀습니다.

아니, 가게를 나오고 보니 당신의 손에는 검이, 가게 주인은 당신의 돈을 가지고 있었다는게 맞겠지요.

당신은 누가 볼세라 검이 든 나무곽을 든 채 서둘러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 문을 열면서, 이걸 대체 왜 샀을까 하는 고민 이전에, 당신은 어떤 것을 에감합니다.

그것은 이 검을 어디 둘것인가 하는 거로군요. 당신은 신기할 정도로 망설임 없이 그 검을


2A. 침대 밑에 둡니다
2B. 벽에 받침대를 박아 걸어둡니다
2C. 거실 바닥에 던져둡니다
2D. 자신만의 창고(basement)에 잘 보관합니다

신기하군요. 당신을 아직까지 신비한(기묘한?) 간지러운 느낌이 남아있는 당신의 손을 비비며,

그 검을 바라봅니다. 시간이 늦었군요. 당신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잘 준비를 합니다.

당신은 샤워를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상쾌한 상태로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3A. 그 검이 웅웅 거리는 진동이 느껴집니다.
3B. 검의 모습이, 그 예리한 검날의 끝이 계속해서 생각납니다.
3C.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찾아 손에 쥐게 되는군요.
3D. 검을 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순간, 당신은 눈을 뜹니다. 눈부신 햇살이 커튼너머로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별 다를 것 없는 아침이군요. 당신의 집에 그 신비한 검은 없었고, 당신은 잠이 덜 깬 얼굴을 비비며

그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자각합니다. 알람이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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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Answering이 무슨 말이죠.

자신에게서 답을 구한다는 소리 같은데..

왠지 실컷 시켜놓고 답은 없ㅋ엉ㅋ 하는거 같지만 나름 재밌네요.

AAA네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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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