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에서 열린 iDoGame 오리엔테이션 행사장 모습

 한게임 iDoGame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왔습니다.
행사 이전에 미리 사전등록을 하고 갔습니다만, 현장 등록이 가능하더군요. 게다가 둘다 특전상품의 내용이 같아서 사전등록의 메리트가 전혀 없었습니다. (티셔츠와 게임오븐+스프라이트가 담긴 CD한장)

 iDoGame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루아스크립트(Lua Script)기반의 게임개발툴인 게임오븐(GameOVEN: Game Online Virtual ENvironment)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한게임에 서비스 요청 후, 승인이 나면 유저들에게 자신이 만든 게임을 서비스하고, 그에 따른 실적으로 보상(현재로서는 동시 접속자 1당 100원)을 받는 것입니다.

 예정보다 길어진 약 다섯시간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는데, 다양한 발전 가능성과 많은 의문점을 남긴 행사였습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으로 게임오븐은 현재 개발층을 프로그래머로 보고 앞으로는 기획자나 그래픽디자이너가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 추후 C나 Java를 지원하게 될 수도 있고, 현재는 2D게임만을 지원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캐쥬얼한 3D까지 지원하게 될 수 있다. 라는 점이었습니다.

 반대급부로 의문점은 누구나 의문을 갖게 될 저작권에 관한 문제. 이는 행사당일에도 뾰족한 대안점을 내놓지 못하고, 개발자 스스로의 몫으로 떠넘긴채 문제를 덮게 됩니다. 게임오븐 매뉴얼을 살펴보면, 저작권의 문제는 전적으로 개발자에게 전가하고 있어 이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씁슬함을 남깁니다.


행사가 늦어진 관계로 짧게 끝냄으로써 많은 아쉬움을 남긴 질의응답시간

 iDoGame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떻게 발전해갈 것인가라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좌중을 매료시킨 청강문화산업대의 별바람교수의 강연

 개인적으로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김광삼(이라고 쓰고 '별바람'이라고 읽는다)교수의 강연이었습니다.
 이전의 발표에서 임원들이 열심히 딱딱한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별바람교수의 강연은 굳어버린 행사장을 유연한 분위기로 만들어버린 청량제였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한국의 인디게임' 한국의 인디게임의 현주소와 자신이 인디게임 개발자로 어떻게 살아왔는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개발을 했는가라는 내용의 강연이었는데, 이는 훼이크고 iDoGame이 가진 매력을 오리엔테이션에 모인 사람들에게 설파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한민국 인디게임은 모두 죽었지만, iDoGame으로 인디가 부활할 수 있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자네도 개발하지 않겠는가?' 이겁니다.

 그의 강연을 들으며 깜짝 놀란 것이 첫번째로 좌중을 매료시켜버린 그의 화술이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어떠한 특성을 갖고있는가를 파악해 좌중에게 맞는 키워드를 던짐으로써 흥미를 유발시키고, '교수'라는 권위를 탈피하여, 소위 '오덕후'라고 불리우는 계층이 사용하는 단어를 서슴없이 구가해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몰입, 매료, 압도 시켜버렸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그의 머리 회전 속도. 그가 자신의 강연을 할 때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자신은 일반적인 룰을 깨버리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 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디어 발상의 방법을 말하면서 하나의 주제로 독특한 게임성을 지닌 게임의 아이디어를 툭툭 던지고, 심지어는 'iDoGame은 피라미드식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 자체를 게임으로 응용해서 릴레이게임 등을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발언을 하게 됩니다. 이는 깜짝 놀랄만한 생각의 전환으로 저 역시도 '그에게 무언가를 배웠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료되었습니다. 동시에 iDoGame이 가진 한계점을 넌지시 던지기도 했죠.

 개인적으로 별바람교수의 강연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임오븐을 이용한 게임의 개발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기도 했고요. 그리하여 게임오븐 홈페이지에 개발자 포럼에 가봤더니...

 이게 뭥미… 개판입니다.

 글을 보면 대부분 '제가 기획할테니 그래픽이나 프로그래머 구합니다.'(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있을 확률이 높다) 라는게 태반에, '(카트라이더/겟엠프드/스포)이런 게임 만들 수 잇나요? 저 만들줄 몰르는데 어떻게 만드는지 갈켜주세요.'(오타아님)

 이런 글이 넘쳐나는걸 보니 한 편으론 씁슬하기도 했습니다. 혹여 제 2의 아타리쇼크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하지만 정작 iDoGame Beta리그가 시작되면, 분명 멋진 작품들이 나타나겠지요.

 대한민국에 멋진 인디게임문화가 iDoGame을 기점으로 되살아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