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난 사실 노래란 걸 참 많이 들어왔지만,

음질이나 음색에 대한 건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주위의 누군가가 고가의 헤드셋이나 스피커를 구입

하는 걸 보면 별 의미없는 것이라 생각했고, 혹자가

어떤 스피커는 어떤 소리가 나고, 어떤 스피커는 어떤

소리가 난다는 둥 하는 얘길 들으면 도그사운드라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대체 뭐가 다르단거지?라고)


스피커나 헤드셋 같은 음향기기에 국한 된 것 뿐만 아니라

악기에 대한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장 가까운 예는 기타.

어짜피 엠프에 물리고 이펙터에 물리는 일렉기타 따위 어떤

재질로 만드나 별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로즈우드니 에보니니

마호가니니 하면서 소리가 깊니 얕니 하는 건 그냥 지적허영에

빠진 이들의 얘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믹싱이니 마스터링이니 하는 것들은 음악에 대한 내 생각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였다. 그것은 내게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았다.




솔까말

그딴 게 뭔가염 뭐 의미 있긴 하나염?

이었다.




근데 지금 와서 보니 소리의 세계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넓다.

난 그냥 음악이란 세계는 작편곡, 연주 가 전부라고 여겼는데, 작편곡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고, 연주는 그것을 표현해 내는 것이고 레코딩이란 건

그냥 그것을 그것 그대로 유형의 매개체에 담는 일에 불과했는데, 그건

그냥 딱 그것에 불과하단 걸 느꼈다. 사운드 엔지니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요점

컴터에 1000원짜리 이어폰 꽂고 이너넷 굴러 다니는 mp삼 파일로 노래 듣는 게

얼마나 좁은 세계의 일인지 알게되었음. 물론 그렇다고 대단한 걸 깨달은 건 아님.

너무 늦게 깨달았다랄까. 어쨋건, 뭐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