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게임에 현실이 개입하면 그 즉시 그 게임은 게임이 아니게 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온라인게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케릭 팝니다, 골드 팝니다, 부주 구해요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게임 그 자체로만 봐서는 이건 말도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서 부르마블을 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여기 극빈곤의 넵더적A하고 초일류기업 사장인 사제마마B가 같이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A는 게임내의 돈으로 열심히 땅을 사고 별장 한채씩 꾸려가고 있는데 B는
'나 돈 많음. 땅 그까이꺼? 현찰로 밀어붙이면 됨 깝ㄴㄴ'
이러면서 걸리는 땅마다 모조리 사제끼고 호텔을 50개씩 짓고 합니다.
이게 게임입니까?
현실이 개입했을 때 게임이 만들어놓은 룰은 붕괴되고 룰이 만들어주는 벨런스도 역시 붕괴됩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또 특수합니다.
또 예를들어 봅시다.
아까말한 사제마마B는 놀고먹어도 3대가 고자...아니 백수로 살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합니다.
그래서 시간많습니다.
그 시간으로 렙업을 합니다.
그에비해 넵더적A는 하루먹고살기가 빠듯합니다.
구인광고가 뜨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실업자들과 대판 싸우면서 일자리를 차지해야하고 하루 18시간은 꼬박 일해야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친 몸으로 시간 쪼개서 렙업을 합니다.
온라인게임은 처음부터 평등한 조건을 갖출 수 없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처음 시작하면 하늘에서 만렙이 비처럼 쏟아져 푹찍으악을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죠.

게임의 재미는 저마다 틀립니다.
저는 맨손으로 시작해서 몹을 철근같이 씹으며 바득바득 렙업하는 근성가이 스타일을 좋아하는 반면
다른 이는 이미 키워진 케릭으로 등따시고 배부르게 수많은 만렙들의 비호 속에 렙업하는걸 좋아할 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게임의 재미가 어찌되었든 어디까지를 '온라인 게임'으로 봐야 하는가 입니다.
현실의 돈다발은 게임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
아니면 어차피 비평등적인 게임이므로 얼마든지 현실의 개입이 가능하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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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