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긴 글과 두서없음과 반말'만' 용서하시길)

  그렇게 똑똑하다고들 세간에 평가받는 이명박의 브레인과 지지자들은

  1. 70~80년대 자애로운 형님의 미국 이미지를 아직도 갖고 있던가.

  2. 땅덩어리도 작고,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우리는 미국밖에 없다던가

  3. 북한을 몰아세우면 미국이 도와줘서 본때를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면 향후 5년 동안 당신들이 맛보게 될 현실의 씁쓸함을 알려주지.

  지금 미국 대선의 이슈에 대해서 조-중-동이 제대로 분석을 안 해줘서 모르는지. 대세인 민주당이 되든, 작은 가능성이나마 공화당이 되든 간에 미국은 이제 다른 나라에는 관심을 끄게 될 게다. 하도 아들 부시가 망쳐놓은 게 많아서 말이지. 이라크에서 하루 속히 군대 뺄테고, 이란과 대화 시작할거야. 학문적으로 '고립주의로의 회귀'라고 한다. 정치적으로는 세계 문제는 물론, 다른 나라 문제에는 사활적 이익(9.11정도 아니면...)이 안 걸리면 직접 개입 안 할거고,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시작할거다. 그래. 다른 나라 물건 수입 안하고, 자기네 물건 팔려고 바둥대는 거 말야. WTO에서 그거 막고 있는데, 필요는 법에 우선한다고, 일단 살고 봐야할 거 아냐. 요새 미국 경제 빨간 불 켜진 거 알지?

  WTO 쫑낼 가능성 높고, 아메리카 대륙 FTA(FTAA)논의는 중단된 지 오래고, 한미 FTA도 의회 비준 안할 가능성 높다. 특히나 힐러리가 한-미 FTA 직접 반대하는 거는 알고 있냐? 오바마는 직접적으로는 얘기 안했지만 일자리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걸 싫어해서 걔도 FTA 안하려 들지 몰라. 그리고 오바마가 자서전(내 아버지로부터의 희망)에도 썼지만 한국인들이 얼마나 근면하고, 일 잘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한미 FTA(KORUS)가 미국에 득이 되리라 생각할지 모르겠어. 여튼, 한국이 살고 싶으면 미국 의회가 뒤통수치지 말고 수년 내에 KORUS 비준해주기만 빌어라. 하지만 '설마 우리 형님 미국이…' 하면서 너무 믿지는 말고.

  그러니까 UN대사 김현종씨와 노통의 진가는 차기 미국 정부 시작되면 드러나게 될게야. 그 거대한 미국 시장에 진입 못해서 세계가 아우성을 칠 테니까... 적어도 우리는 FTA 얘기가 돼있으니까 시장진입 가능성이랄까, 더 팔아먹을 여지라도 있지...

  북한은 차기 정부 갈 것도 없어. 불능화는 곧 끝날테고, 신고에서 문제가 많지만 적어도 8월 베이징 올림픽 전에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 올림픽 열 중국이 바로 옆 나라의 문제를 가만히 내버려 둘 것 같나? 중국이 나서서 핵 신고 문제에 돌파구를 열 가능성이 높아. 폐쇄는 20여년 걸리고 수 조원 들어서 그냥 이쯤에서 마무리하겠다지?

  게다가 미국 매파들이 북한 때릴 생각은 굴뚝같을지 몰라도, 힘도 없고, 의지도 없어. 최대 현안은 북한이 아니라 부시가 그렇게나 말려들길 원치 않던 중동문제야. 처음 취임했을 때 ABC(All But Clinton)를 내세우면서 눈 돌렸다가, 기이이 '최악의 대통령' 되기 싫어서 치적을 쌓아보겠답시고 요새 중동 돌고 있잖아. 다시 말해, 미국은 제발 북한이 골치만 안아프게 해주면, 뭐든 해줄 태세라고 생각하면 돼. 앞으로 1년 안에 이명박 정부에서 아무리 북한 때리겠다고 발광을 해도, 당신들의 '큰형님' 미국이 예상만큼 도와주지는 않을 거라고. 그리고 민주당 정부 들어서서 북한과 대화 나서면 그야말로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 되는거야. 모르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소중화'랍시고 뻘짓 한 것 처럼, 당신들도 '진정한 미국의 이상은 우리가 이루겠다'랍시고 자력으로 대북 강경책 펼치도… 시청 앞에서 성조기 흔들어대는 노땅들 꼴을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그리고 주변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인 만큼 강한 친구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친해야 한다는데, 무턱대고 이렇게 주장하는 자들은 역사를 모르는 잡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고종이랑 조선 위정자들이 그렇게나 미국 믿다가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뒤통수 맞은 걸 잊고 있는 모양이야.

  다시 말해두지만, 국제정치에서 국익에 우선하는 친구는 없다. 분명히 현재의 미국 경제 사정상, KORUS 쫑내거나 다음 정부에서도 비준 안 해줄 가능성 높다. 특히 최악의 경우 WTO 탈퇴하고, 보호무역주의 시작할 게다. 남들 욕해도 ‘살고 봐야 겠다’면 할 말 없다. (그래서 지금 외교통상부가 캐나다하고 멕시코 FTA 협상 들어가 있다. 우회수출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 북미무역자유지대(NAFTA, 미국-캐나다-멕시코)도 깨겠다고 하는 미국이긴 하지만 그래도 옆 나라들인데 편의는 봐주겠지.)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이번엔 우리가 속도조절을 요구할 정도로 북한과 미국이 급속하게 친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전제는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인데 위에 얘기한 것 처럼 중국이 돌파구를 뚫어줄 수도 있고, 미국도 요구 수준을 급격히 낮출 가능성이 높다. 그걸 넘어서면 미-북 관계 정상화는 우리가 손을 쓸 수 없을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될 게다. 노통과 참여정부에서 만들어놓은 로드맵대로 말이지. 정작 길은 우리가 만들어놓고도, 북한과 미,중,일,러의 꿍짝을 바라보기만 하며 이도저도 못하게 될 게야. 북한에 ‘퍼주기’를 하는 미국을 보면서 한국 보수주의자라는 것들이 느낄 깊은 패배감을 볼 생각을 하니 통쾌하기 그지없지만, 대통령 하나 잘못 뽑은 죄로, 그 파도를 못탈 걸 생각하니 참담한 심정도 든다.

  (퍼주기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그 퍼줬다는 게 국민 1인당 설렁탕 한 그릇 값이다. 참내...)

  그래서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외교적 측면에서는 주변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도록 나라 몸값을 불려놓은 노통이 정말 제대로 했던 거야. 이거보다 더 좋을 순 없었어.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향후 굴러갈 방향까지 다 마련해 놓았던 것이나 다름 없는데... 뭐 어쩌겠어. 외교란 게 체감으로 와 닿는 것도 아니고, 그저 ‘먹여 살려만 달라’는 ‘일부’ 국민들이 뽑아놓은 대통령인데...

  이제 펼쳐질 외교가 ‘뒷방 늙은이 냄새나는 외교’라고 한다면 화낼 텐가?

  그리고 조-중-동에 속지 마라. 조금이나마 한국이 잘나갈 것 같으면, 그건 이명박 덕택이 아니고, 사전에 10년 동안 길을 잘 닦아 놓은 김대중과 노무현 덕택이다. 물론 잘못 나가는 건 이명박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