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좀비씨는 추석 음식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소문의 단식원에 들어가서 명절 내내, 정확히 4박5일동안 쫄쫄굶고 있었습니다.
그건 마치 훈련병 시절로 돌아간듯한 생활이었습니다. ..그래도 훈련병은 가끔 고기라도 나오지. 엉엉

단식원에 들어갔을 때는, 사실 그렇게 힘들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굶는 것 뿐인데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가 이틀이 지나고, 3일 째 되는 날 피크가 찾아왔습니다. 두통, 치통, 생리통(?)을 동반한 온몸에 힘이 없는 상태. 몸 구석구석이 아프더니 살짝 맛이 가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었드랬죠.

...여기서 잠깐 상식 하나.
단식을 하면 일단 몸 속에 있는 에너지를 분해하는 뭐시기(...)는 분해해야할 에너지를 찾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밥을 먹게 되면 밥을 분해하게 되는데 들어오는 게 없다면 뭐시기는 몸에서 자체적으로 쌓아 놓았던 것을 찾아 분해를 시작하지요. 그 분해 순서가 기가 막힙니다.
먼저, 인체에 해로운 세포를 분해합니다. 장에 이상이 있었다면 장의 나쁜 세포를 분해하고 뭐 거시기 뭐시기 등등을 분해합니다. 그리고나서 분해할 것이 없으면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하죠. 다음은 근육. 다음은 ... .... 마지막은 뇌(...)

아무튼, 나쁜세포들을 분해하면 그와 동시에 그 부분이 아프게 됩니다. 이 나쁜 세포를 여러군데에 저축해 놓은 사람은 온몸이 아프게 되지요.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3일 째 되는 날에 분해를 다 해버렸는지 그 때까지 아프다가 살이 점점빠져나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도합 6kg정도 빠졌습니다. 지금 보식단계에 2kg정도 쩌버렸지만요(데힛) 나름대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져나가는 살을 볼 때마다 정말 기분이 날라갈 것 같더군요. ..하지만 다시 하라면 절대 안합니다-_- 차라리 운동을 하고 말지(엉엉)


오늘 학원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저만 빠졌습니다. 고기뷔페를 간다고 하는데 저는 지금 밥도 반공기도 못 먹는 상태라서요. 육류와 해물도 못 먹는 놈이 고기뷔페 가서 멀뚱멀뚱 앉아 있기도 그래서 그냥 집에 와서 이불빨래 하고, 운동하고 앉아 있습니다. ....아 맞다 일도양단 디버그 해야 하는데(...)


그럼 모두들 즐거운 생활 되십쇼. 전 코딩을 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