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친절한 좀비씨는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버스를 타고 전남대학교 후문으로 향하는 도중이었어요.
좀비씨는 그 날따라 매일 챙기는 CDP를 집에 놔두고 와서인지 기분이 살짝 꿀꿀했어요.
버스 안에는 사람도 많고 때는 가을로 막 접어든 계절인지라 기사님께선 에어콘을 틀어 주지 않으셨죠.

살짝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있을 무렵, 좀비씨는 안되겠다 싶어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어요.
마침 수능 100일전이어서인지 수능생들을 위한 특별방송이 진행 중이었지요.
그리고 유난히 사람들이 가득한 그 버스 안은 조용했답니다. 때마침, 버스가 정지해 있어서 조용한 상황이었지요.

좀비씨는 예전 수능 떄를 생각하면서 조용히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지요.
여러가지 수능에 관한 정보가 나온 후, 컨디션에 관련한 항목이 나왔을 때였어요.

라디오 진행자 : "그럼 오늘은 수험생들이 조심해야할 건강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문가인... "

좀비씨는 "전문가인..." 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전문가가 나온 후에 장황한 설명을 말하기 시작했지요.

전문가 : "수험생에게는 콩 음식이 안좋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이하 명로해서... 함으로..."

음.. 콩 음식이 좋지 않군. 버스의 다른 사람들도 방송을 듣고 있었던지 고개를 끄덕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좀비씨는 그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 반찬은 누가 챙겨주지?' '와 부모님 힘드시겠다' '쇠도 씹어 먹는 고딩인데 저런 걸 가려서 먹어야 할까?'  등등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요.

전문가 : "....특히 ... 좋지 않습니다. ...수능 당일에는 아침은.... 어쩌구 저쩌구"

좀비씨는 생각했어요. '그럼 뭘 먹으라는거야?'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
결국, 계속되는 전문가의 수식어와, 약간의 더위. 그리고 왠지 모를 짜증이 겹쳐서 좀비씨는 한마디 하고 말았답니다.










"그냥 아무거나 쳐 먹어."(전라두 사투리로)


.....버스안이 조용해서인지 좀비씨의 말은 모든 사람에게 들려버렸습니다.
.....좀비씨에게 시선이 한 가득. 바로 앞에 앉아 있던 분은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는 것처럼 들썩들썩.
.....들썩들썩은 여파를 타고 전 버스 안으로 퍼졌고 모두 풋풋풋 하는 분위기.

오랜만에 개그를 해서인지 좀비씨는 마음이 뿌듯했답니다..... .... ... 뿌듯하긴 도망가고 싶었음(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