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컴퓨터를 고1때 처음 만져보고 올해로 10년이 되었군요.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뭐든 컴퓨터로 할려고 하고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보내고 또 컴퓨터가
좋아서 컴공으로 진학했습니다. 프로그래밍도 적성에 맞고 성적도 나쁘지 않아 장학금도

받고 잘한다는 소리도 제법 들었습니다. 근데 막상 졸업하고 취업 할려고 보니 이제
대부분 웹 어플 쪽 업체들이고 이 업체들의 대부분이 SI입니다. 예전엔 자체 솔루션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컴공을 들어갔는데 현실은 많이 다르네요. 잔업수당없이

몇달간 야근할수 있을정도의 열정과 여유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일이나 학업외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꽤 생겨서 보통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장은 첫 1~2년은 견뎌도 그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되어군요. 그래서  전공 안살리고

할 일이 없나 찾아 보는데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었으니 다른건 할줄 아는게 없네요.
주위에서도 졸업하고 시간이 길어지면 취업하기 더 힘들다고 일단 무조건 취업하라고
하시는데 주위에서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식으로 가서 낭패를 당한 경우를 봐서

조금 조심스럽네요. 이 글 보시고 뭐 저런 놈이 다 있냐고 하시겠지만 4학년이신분과
졸업하신분은 이런 기분 느껴 보신분들이 있을꺼 같습니다. 아 저는 후기 졸업이라
졸업한지 9일지났는데도 이런데 시간이 지나면 프렛셔가 더 들어올꺼 같습니다.

단지 컴퓨터가 좋아서 컴공으로 진학 할려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시면 컴퓨터로 밥벌이
할 생각 하지 말고 그냥 장난감의 용도로만 쓰세요. 언제가 되더라도 컴퓨터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면 컴퓨터 없이 살고 싶습니다. 졸업한지 9일된 학생의

푸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