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이들은 왜 잊혀지고 있는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의 안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 5월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된 한국인 선원 4명도 빨리 구출해야 한다는 네티즌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선장 한석호씨 등 한국인 4명을 포함해 중국, 인도인 등 총 24명이 탑승한 어선 마부노 1, 2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무장 해적들에 납치된 것은 지난 5월15일. 피랍된 지 70일이 지났지만 선원 24명의 몸값으로 70만달러를 요구하는 해적들과 선주측간의 협상은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피랍 선원들이 조만간 석방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아프간 사건의 경우는 정부가 발 벗고 나서는 데 반해, 소말리아 피랍 선원의 경우는 사건이 있었는 지 조차 모를 정도로 묻혀지고 있다는 데 분개하고 있다.

최민영씨는 24일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아프간에서 피랍된 23명도 중요하지만 소말리아 피랍 선원도 빨리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만일 23명의 젊은이들이 70일째 피랍상태로 남는다면 종교단체가 가만히 있을까”라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생업에 뛰어든 4명의 선량한 선원들은 왜 이렇게 배제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70일이라니, 너무하다”라며 말 문을 연 아이디 hugochavez는 “혹시 피랍 선원들이 정치적 입지가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라 구할지 말지 뜸들이는 게 아니냐”라며 “지난번 김선일씨도 힘 없는 사람이라 죽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씁쓸해했다. 아이디 btwns는 “정부가 아프간에 주요 관계자들을 보냈는데 소말리아 쪽으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 글에 대해 아이디 mudarisk는 “소말리아 해역은 작년 동원호 납치사건 이후로 조업이 금지된 구역”이라며 “정부는 원칙적으로 테러범 및 해적과 협상을 하지 않는 게 기본이다. 해상 납치의 경우도 회사가 전면에 나서고 정부는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이디 ty800은 “그렇다면 아프간 사건의 경우는 왜 교회가 아닌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느냐”고 반박했다. 일부 네티즌은 “아프간에 들어간 23명도 애초 정부의 여행자제 경고를 무시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무관심에 묻혀진, 두 달이 넘도록 억류돼 있는 분들 꼭 살아서 돌아오길 바란다”라며 소말리아 피랍 선원들의 조기 생환을 위한 ‘구명 운동’을 제안했다.

〈고영득 온라인뉴스센터기자>

-전에 서해교전도 효선이 미선이 사건 때문에 별로 주목도 못받다시피 했었죠. 23명잡혀간거랑 4명잡혀간거랑 다르지 않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 구해질 기회조차 적어지는 현실은 왠지 안타깝지 않나요. 다 똑같은 한국사람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