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돌아온 게임개발자 김학규
[속보, 경제] 2003년 11월 20일 (목) 13:00

[머니투데이 박희진기자] "이번 게임 속에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을 담아 보여주고 싶다."
스타급 게임개발자 김학규씨(31·IMC게임즈)가 한껏 유연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이템과 레벨 위주의 `노가다'식 온라인게임이 난무한 현실에서 자신있게 철학이 깃든 게임이라고 소개한 `리퍼블리카(가칭)'를 들고 말이다. 철학이라는 말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게임 플레이의 재미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상업성, 게임성 어느 하나만 선택해서는 방법이 없다. 상업성과 게임성 모두를 살리겠다. 쉬는 동안 유저들을 만나볼수록 게임의 재미가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다. 여러 가지 플레이하는 패턴을 받아들일 것이다."

지난 9월 그라비티를 떠나며 기획에 착수한 이번 게임에 그간의 여유로운 휴식과 어울려 유연해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새로운 게임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걸 만들고 싶었다. 기존 게임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게임 기획에 주력했다. 전투에만 국한되다 보면 다른 방향으로 가기가 힘들다. 정치적인 개념이라든지 새로운 것을 넣을 것이다."

김씨는 일례를 들며 지난해 대선 당시 인터넷상에서 다이나믹하게 펼쳐지던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벌어진 다양한 현상을 보면서 저런 에너지를 게임으로 풀 수 없을까 고민했다. 민주주의가 아직 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을 2~3년 돌려보면 윤곽이 잡힐 것같다."

리퍼블리카는 혁명 이후 17~18세기 지중해 근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게임. 구체적인 윤곽에 대한 궁금증이 일지만 아직 게임명도 가칭 단계라 리퍼블리카가 베일을 벗기 위해선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년 1월 프로토타입이 공개되고 여름쯤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해 가을에 오픈베타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동시에 선보여 해외 서비스를 합해 동접 25만을 목표로 세웠다. 정식 서비스는 2005년 3월에 시작할 예정이다.

김씨는 그라비티에서 라그나로크를 개발해 일약 특급 개발자로 당당히 올라섰다. 지난 9월 그라비티를 떠나면서 두문불출하고 이번 게임 기획에 주력해왔다. 지난 3월 게임개발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면서 IMC게임즈를 설립했다.

이어 최근 한빛소프트로부터 지분투자와 함께 이번 게임에 대해 45억원 규모의 개발 투자를 받게 됐다.

그라비티를 떠난 이후 문제로 남았던 지분문제는 최근 적정선에서 타협됐다. 김씨가 갖고 있던 그라비티 지분을 제3의 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라비티측에 모두 매각해 지분 문제가 모두 정리됐다는 설명이다.

이제 김씨는 새 게임으로 새 회사에서 새 파트너와 출발선상에 섰다.

"회사명 IMC는 `Impress, Motivate, Connect'의 약자다. 먼저 게이머에게 감흥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게임 플레이의 동기 유발을 이끌어낼 수 있고 자연스레 게임 플레이를 위한 접속이 이뤄질 수 있다."

게이머들에게 어떠한 감흥을 불러일으킬지 그 첫 만남이 기대된다.

박희진기자 behappy@moneytoday.co.kr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