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봄에 새 컴퓨터를 마련할 적에 "반투명 키보드"란 품목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였더니
의아한 디자인과 알쏭달쏭한 성능의 키보드가 날라왔었더랬죠. 잘 알아보지도 않고
덥썩 선택한 제 잘못이기도 하지만 쓴 지 2년밖에 안됐는데 한번 쑥 들어가면 꼬오오옥 눌러줘야
튀어나오는 몇몇 키들과 표준형 키보드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나머지 묘한 위치에서 자태를 뽐내는
몇몇 키들 그리고 쓰지도 않는 "인터넷, 이메일, 검색, 볼륨 단축키"들.. 후후훗..  마지막으로
키보드 위에서 반쯤 지워진 문자들... 저는 괜찮은데 가족들이 불평하는군요. 그래서 마련한지
2주년이 되는 날 갈아치워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친구의 친구가 외국에서 덜컥 와버렸더군요. 그것도 3개월 머무를 예정이라고요.
하지만 한국에서 3개월이나 체류해도 좋을만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런지 당사자를 빼고
모두(한국인들)가 걱정하더군요. 당장에 서울안에 돌아볼만한 장소도 얼마 되지 않구요.
교육학 관련 학위는 없어도 얼추 좋은 대학 학위를 갖고 있으니 영어학원에 취업할 작정으로 온건데
일자리를 못구했다네요. 한국경제는 불황일지언정 한국의 영어학원들은 호황 아니였던가요?
의외네요. 그리고 그 사람.. 유럽쪽은 꽤 돌아봤는데 아시아는 처음이라는군요. (흰둥이 지나간다고)
사람들이 다 쳐다본답니다. 그 표정없는 시선들이 무척 부담스러운가봅니다. 동북아계열 황인만
지나가면 "Jap! Jap!"하면서 눈을 찢는 시늉을 하는 백인애들도 많던데 ...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눈코입이 큼지막한 사람들만 사는 나라에 "Jap"들이 들어오면 신기할테고 누리끼리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의 나라에 흰둥이들이 돌아다녀도 신기한 일일테고..

좀 섭섭하네요. 저에게 이젠 연락이 되는 외국 친구들은 별로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오면 기꺼이
차디 찬 침대와 콩밥을 먹여줄 요량이 있는데 별로 올 맘이 안드나봅니다. 어떤 대만친구는
"난 14살때 한국에 가봐서 또 갈 맘 없다. 그러니 네가 우리나라에 와라." 이러더군요. 오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