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싸이월드에서 쓰던 개인적인 글이지만
문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글을 수정할 시간이 없어서 "나"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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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재미란 무엇인가?

요즘 들어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주제로 상념에 잠겨있다.

늘 일상적으로 느끼는 재미나,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소한 재미를 뜻할 수 있지만,

스케일이 큰일을 하거나, 모험을 하거나, 신선함을 느끼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아예 이 세상에 일어날 수 없는 미스테리를 경험하는 일 등은 어떤 재미일까?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라는 구절이 있다.

해석하기 따라서 다르지만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알은 현실적 제약을 뜻하며 알을 깨기 위해서 사람들은 노력한다. 그 현실적 제약을 이기고 태어나는 것(성취하는 바를 얻는 것)이다. "라는 것이다.

어릴 때, 슈퍼맨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났거나, 만화 주인공이 되고 싶었거나, 혹은 짝사랑 하는 여자에게 고백하고 싶었던 생각.

그러나 살다보면 현실적 제약은 냉혹하다. 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신은 생각해보라. 그 당신이 원하던 상상이 얼마나 달콤하고 행복했는지를 …….

그러나 그 꿈을 현실로 옮기려고 하자마자 우리는 엄청난 어려움에 굴복한다.

슈퍼맨이 되고 싶어서 점프를 하다가 무릎이 깨져버린 기억. 만화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문방구에 파는 옷과 변신 마술봉을 들고 "변신"을 외쳤다가 사람들에게 병신소리를 들었다거나,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했다가 "당신에게는 흥미가 없습니다."라는 따위의 말을 듣는다거나…….

어느 것 하나 당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당신의 상상만큼…….

그래도 생각하라. 당신의 상상이 얼마나 당신의 두뇌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는지!

현실에 있는 그 무언가를 얻는데 에도 사실 불가능이라는 말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하물며 현실에 이미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파악도 안 되는 그런 것을 만들려면 우리는 얼마나 좌절을 해야 하는가?

언젠가는 좌절할 것을 각오하고 노력해서 성취하는 수밖에 없다.
그 원하는 바를 당신의 두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그 두근거림을 진정시킬 때까지!

재미에 대한 주제를 가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작품이 있다. 나는 인터넷상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현상이 궁금해서 구해서 봤다.

요즘 흥행을 하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보고 느낀 점이 있는데 하루히가 외치는 재미는 언제나 "미스테리하고 이 세상에는 없는 불가능한 존재를 만나거나, 혹은 만나기 정말 어려운 대상, 일상적이지 않는 행사"이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것, 보컬이 되어 노래를 부르는 것, 동아리 합숙을 하는 것, 동아리를 창설하는 것 등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현재 그것을 하는 사람은 참 많다.

나에게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작품인데, 바로 이런 차이점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래도 하루히는 그런 일상적인 일을 하지만 매우 재밌게 보이고 활기찬 것 같다. 그 두근거림을 주체하지 못하고, 의욕도 넘치고, 적극적이고, 현실의 관념이나 상식에 제약을 받지 않아 자유롭다.

나도 솔직히 동아리 활동을 매우 재밌게 했다. 회지도 만들어보고 허접하게 코스프레 흉내도 내보고, 동아리 합숙을 했으며, 우주인이 오나 안 오나 하루 종일 하늘만 쳐다본 시절도 있었다.

미래에서 온 아사히나 미쿠로가 자신이 입었던 메이드 복장을 보고
"이때는 어떻게 입었는지 몰라"라고 말할 때, 나는 동감을 했다.
'그 때, 내가 왜 허접한 천과 빗자루 봉으로 마법사 흉내를 냈는지 모르겠다. 정말 내가 왜 했는지 모르겠네"라고 중얼거리면서…….

결국 재미라는 것은 거대한 스케일, 우주인, 초능력자, 특이한 일이 발생해서 생긴다기 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의 자세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다만 거대한 스케일, 우주인, 초능력자와 같은 특이한 설정은 촉매로 작용하는 것 같다.